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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 수술환자 10명중 3.3명꼴로 비파열성 뇌동맥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2.09 10:26

수정 2013.02.09 10:26

뇌혈관 수술환자 10명중 3.3명꼴로 비파열성 뇌동맥류

요즘처럼 주기적으로 강한 한파(寒波)가 몰아치면 자칫 생명을 앗아 갈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질환이 바로'뇌혈관 질환'이다.

그 중에서도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 혈관벽이 선천적 결함이나 퇴행성 변화로 압력이 높아져 꽈리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르는'뇌동맥류'는 평소 자각증세가 미미해 누가 어떻게 가지고 있는 질병인지 제대로 모른다.

한번 터지면 심각한 후유증이나 목숨을 잃을 수 있어'뇌 속 복병(伏兵)' 또는 '뇌 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치명적 질환이다. 자칫 파열하면 사망률이 20%에 이르고, 살아도 20%에서 영구적 마비와 부분마비 등 장애를 남겨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고통을 줄 수 있다.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는 지난 2003년부터 2012년 10월까지 뇌출혈 및 뇌 질환으로 인해 수술을 받은 환자 2468명 중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가 33.0%인 805명이나 차지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뇌동맥류 환자의 남녀 평균 연령은 여성이 59.5세, 남성이 55세로 나타나 55~59세 전후 연령대에 위험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환자의 비율이 크게 높은데, 전체 뇌동맥류 환자 805명 중 여성 환자가 67%인 539명을 차지했고 남성환자는 절반 수준인 33%(266명)을 차지했다.

또한 여성 최연소 환자는 21세, 남성 최연소 환자는 23세였으며 2,30대는 총 39명(여성 18명, 남자 21명)으로 4.8%를 차지해 일부 젊은 연령에서도 뇌혈관 기형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10년 전과 비교한 환자수는 2003년 16명 수준이었던 것이 2011년 163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이 남성 55세, 여성 59세라는 분석 결과는 뇌동맥류에 대한 경각심과 조기발견 노력, 체계적 관리의 필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하고 있다. 50대 후반의 이 연령대는 2012 세계인구현황보고서(UNFPA)가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수명 여성 84세, 남성 77.3세와 비교해 20년 이상이나 수명이 남은 갓 은퇴시기 또는 젊은 중년의 시기다. 관심소홀로 자칫 뇌혈관 변화에 문제가 생기면 조기사망 내지 평생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한 채 살아야 한다. 뇌동맥류에 대한 적극적인 발견과 관리 노력만이 노년기 건강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백민우 교수는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되면 혈관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벽이 계속 얇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혈관의 분지부에 혈역학적으로 높은 압력과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혈관벽에 균열이 생기고 동맥류의 크기가 커져 뇌출혈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평소 증상이 없고 별다른 예방책이 없는 뇌동맥류에 대한 대처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미리 알아내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김성림 교수는 "사촌 이내 혈연관계 중 2인 이상 가족력이 있는 경우 40대 이후는 물론 그 이전부터라도 정기검진과 체계적 관리를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뇌동맥류를 발견하려면 뇌 CT 및 MRI, MRA 등 최신의 영상진단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영상진단은 뇌동맥에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거나 튀어나와 있는 뇌동맥류를 보고 뇌동맥류의 위치 및 모양, 크기를 확인 할 수 있다. 특히 2~3년 주기로 MRA 검사를 받으면 현재의 문제 진단 뿐만 아니라 혈류의 흐름으로 혈관의 변화 등 향후 뇌 건강을 체크할 수 있어 최근 유용한 검사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검사를 통해 위험징후가 나타나면 뇌혈관 조영술이 시행된다.

또한, 연령이 높아질수록 파열되기 전 경미한 전조증상이라도 제대로 알아차리고 빠르게 대처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뇌동맥류 치료는 파열 여부와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동맥류의 위치 및 크기,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동맥류 치료방법은 크게 뇌동맥류 결찰술과 코일 색전술이 있다.


전통적인 치료법인 뇌동맥류 결찰술은 눈썹 부위에 최소한의 절개(1.5X2cm)를 하고 미세침습적 방법으로 절개부위에 수술현미경을 보면서 뇌동맥류의 입구를 클립을 사용해 막는다.

코일 색전술은 기구 및 장비의 발달로 뇌동맥류 치료의 새로운 방법으로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다.


김성림 교수는 "코일 색전술은 허벅지 부위의 대퇴동맥을 통해 동맥류 안에 금속으로 만든 미세코일을 삽입해 동맥류를 막아 파열을 방지한다"며"이 수술법은 뇌조직 손상위험이 없는 장점이 있지만, 충분한 색전이 안될 경우 재발 위험이 있기도 해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환자의 상태에 가장 적합한 치료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긍정적인 환자 예후를 위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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