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책이 군대를 바꾼다(10.끝)] 간부·사병 책으로 소통.. 부대 지휘관 실천의지에 달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6.11.15 17:31

수정 2016.11.15 17:31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 5년
지상좌담 '병영독서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
사회=조석장 정치경제부장.부국장
최강의 군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선진화된 무기, 강한 훈련으로 갖춰진 군인은 최강의 군대를 위한 외형적 조건이지만 이른바 군대의 사기로 일컬어지는 정신적 전투력도 필수다.

윤 일병, 임 병장 사건 등 대형사고가 잇따라 터짐에 따라 강건한 군인의 인성 형성을 위해 독서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됐고, 독서를 통해 병영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운동이 전개됐다. 책 읽는 군인이 많아질수록 병영의 의식수준이 향상되고, 이를 통해 최강군대, 선진군대, 일류 병영문화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취지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고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가 주관하는 '병영독서활성화 지원사업'이 지난 2012년 전국 50개 부대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시행 5년 만인 올해 대상 부대가 50곳에서 200여곳으로 늘어나고 장병들을 위한 독서코칭, 북콘서트, 북카페 설치, 독서동아리 운영, 군 간부 인문학 지원 등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7월 말부터 시작한 기획시리즈 '책이 군대를 바꾼다' 마지막 순서로 '병영독서,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한 지상좌담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이 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윤성천 인문정신문화과장을 비롯해 현장에서 병영독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전계청 육군본부 대령과 이범준 7군단 원사, 출판전문가인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 민승현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특별기획 시리즈 '책이 군대를 바꾼다'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병영독서,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한 좌담회가 지난 10일 서울 용산의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전계청 육군본부 인사사령부 대령, 민승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장,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윤성천 문화체육관광부 인문정신문화과장, 이범준 7군단 통신대 원사. 사진=김범석 기자
특별기획 시리즈 '책이 군대를 바꾼다'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병영독서,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를 주제로 한 좌담회가 지난 10일 서울 용산의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전계청 육군본부 인사사령부 대령, 민승현 사랑의책나누기운동본부장,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윤성천 문화체육관광부 인문정신문화과장, 이범준 7군단 통신대 원사. 사진=김범석 기자

―2016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이 문체부와 국방부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병영독서가 왜 중요하고, 이 사업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듣고 싶다.

▲윤성천 과장=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은 국정과제이기도 한 '인문정신문화 진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생애주기별 인문정신문화 확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이다. 그동안 문화적으로 다소 소외됐던 병영을 대상으로 한 이 사업이 국민독서 진흥과 인문정신문화 확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또한 병영독서를 통해 소통을 통한 병영문화 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

▲전계청 대령=연간 우리 군에는 30만명이 입대하고 그중 20만명 정도가 육군에 소속된다. 장병은 곧 민주시민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점에서 병영독서는 매우 중요하다. 이와 함께 육군은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취임 이후 '간부 정예화'와 '장병 인성 바로세우기'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장병 인성 바로 세우기'를 위해 '책 읽는 병영 만들기'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1488개의 병영도서관 및 357개의 독서카페를 보급하는 성과를 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시설 확충 및 양서 보급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민승현 본부장=군대는 대한민국 젊은이가 국가를 위해 소중한 젊음의 한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그러나 군 생활에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없어 군에 가면 머리가 정지되고 퇴보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책 읽는 장병이 대한민국을 바꾸고 세상을 바꾼다'는 슬로건을 들고 매년 30만명의 젊은이가 입대하는 병영을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 올해로 5년째 진행되고 있는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은 최근 병영에서의 각종 사건사고 이후 병영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우려가 높은 가운데 민.관.군이 공동으로 독서를 통한 병영문화 개선에 힘쓰고 있고, 그 결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범준 원사=7군단 통신대의 경우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의 큰 수혜자다. 역사 속 훌륭한 장군들은 문무(文武)를 겸비해왔다. 그러나 일반 장병들이 '문'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은 이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우리 부대는 이러한 혜택을 장병들에게 널리 확산시키기 위해 책 50권을 읽으면 50점의 점수를 부과해 포상휴가를 주는 '독서 마일리지' 제도와 '우수 독서 소대 선발' 및 '대대 독서 동아리 활성화'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장병들이 자연스레 독서에 대한 친밀성을 가지고 독서하는 습관이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부대 분위기는 간부와 병의 벽을 낮추고 책을 통한 대화와 토론이 있는 병영 분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책이 군대를 바꾼다(10.끝)] 간부·사병 책으로 소통.. 부대 지휘관 실천의지에 달렸다

[책이 군대를 바꾼다(10.끝)] 간부·사병 책으로 소통.. 부대 지휘관 실천의지에 달렸다


[책이 군대를 바꾼다(10.끝)] 간부·사병 책으로 소통.. 부대 지휘관 실천의지에 달렸다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이 올해로 5년째를 맞았다. 올해 사업의 특징과 성과에 대해 한말씀 해주신다면.

▲윤 과장=독서 활성화의 수혜대상을 대폭 넓혔다는 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특징이다. 사업의 메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독서코칭의 경우 지난해 150개 부대에서 올해는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국방부 직할 200개 부대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독서코칭 프로그램도 올해 총 1460회가 진행되고 40여회의 북콘서트와 명사특강이 실시됐다.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라 병영독서 확산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이 실시돼 병사 대상 독서코칭뿐만 아니라 지휘관 및 군 간부 대상의 수준 높은 인문독서 프로그램이 50회 별도 진행되기도 했다. 또한 신병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해 각군 신병교육대 및 훈련소 퇴소식 때 북스타트 꾸러미를 전달하며 병영독서를 격려하는 신병 북스타트 프로그램을 진행해 참관한 가족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백원근 대표=북스타트 운동을 통해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 군대다. 북스타트 운동은 책 읽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 전국 시.군.구 60%가 시행하고 있는 운동이다. 올해 5년차에 접어들었는데, 군은 시행부대가 5년 사이 4배나 늘었고 행사는 10배 이상 증가했다. 4차산업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창의력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독서율은 초.중.고.대학을 거칠수록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점에서 군입대 기간을 통한 독서습관 확립은 인생의 공백기를 메우는 충전의 의미 외에도 미래 한국 사회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민 본부장=지난해까지는 독서코칭 도서가 부대마다 똑같았으나, 올해는 분야별로 7권의 도서를 달리 배치해 장병들이 직접 고르도록 함으로써 분야별로 고른 독서를 하게 함과 동시에 장병들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또한 독서코칭 도서와 병영도서관 지원도서를 선정하기에 앞서 장병들의 희망도서 설문을 실시하고 약 50%를 도서목록에 반영함으로써 장병들의 니즈 충족에도 힘썼다. 아울러 지난해 시범실시하며 큰 반향을 일으킨 '병영 독서배틀'을 올해 본격 실시하고 문호를 전 장병에게 개방함으로써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와 함께 병사들이 함께 즐기는 병영독서 확산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병영독서에 대한 군의 인식과 관심이 일시적인 것은 아닐까 하는 일부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

▲전 대령=병영독서에 대한 인식과 관심은 각급 부대 지휘관의 실천의지에 달려 있다. 육군의 대대장들은 각자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이며 노력하고 있지만, 사업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부대별 독서지원 현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독서지원 상황실'(가칭)이 필요하다. 그래야 어느 부대에 어떤 점이 부족하다는 것이 바로 파악돼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군은 각급 부대 지휘관들의 의지 향상을 위한 노력과 함께 해외 파병부대 등에 독서 여건을 보장해주고자 전자책 단말기 40개와 100권 상당의 콘텐츠를 지난달 해외 파병부대에 보내는 등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다.

▲민 본부장=병영도서관 건립운동을 육군 1사단에서 처음 시작할 당시 군대 내에는 도서관이라는 것이 없었다. 진중문고에만 의지하면서 "군인이 무슨 책이냐"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지적으로 왕성한 시기의 이들에게, 군 복무 동안 책을 읽을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은 국민된 도리인데 더없이 안타까웠다. 이제 군 복무 동안 자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개발하는가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 과제가 됐다. 그러나 병영독서 활성화가 전군에 확산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이 사업이 꾸준히 이어지기 위해선 우선 '하루 10분 책읽기' 등 예산과 관계없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한 부대에 오랫동안 근무하는 부사관들을 지속적으로 독서 훈련을 받게 해 병사들을 지도할 수 있는 하는 방법론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병영독서로 병영문화가 개선됐다든지, 장병 개인의 두드러진 변화 사례가 있으면 소개해달라.

▲이 원사=병영독서 장려를 통한 습관화가 자발적 참여로 변한 경우가 있다. 독서 습관화를 위해 포상휴가를 비롯한 다양한 제도적 지원과 함께 노력을 많이 기울인 것은 병영도서관의 운영이었다. 애초 도서관 운영시간이 20시부터 23시까지였지만, 그 시간 외의 이용을 건의하는 장병들이 생겨났다.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서 책을 읽겠다는 건의가 들어와 이 시간대에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운영시간을 변경했다. 간부들의 변화도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다. 독후감 경연대회, 우수 독서 소대 선발 등 독서 장려 분위기에 맞춰 간부들도 틈틈이 책을 읽고 책을 통해 부하들과 소통하는 일이 늘어났다. 책이 병영생활의 대화 주제이자 이슈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자기계발서 등을 넘어 인문학 서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화가 군에서 오가는 모습으로까지 발전했다.

▲민 본부장=군대에서 여가시간을 이용해 독서동아리 활동을 하는 장병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로 기적 같은 일이다. 지난 7월부터는 독서습관이 병영문화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5주 훈련을 마치고 수료하는 신병들에게 한 권의 책과 독서수첩 등으로 구성된 꾸러미 세트를 전달하는 '신병 북스타트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병교육대 수료식에 참석한 부모들은 "종일 스마트폰만 만지던 아들이 군대에 가서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대견하고 흐뭇하다" 고 말한다. 일주일에 2~3차례 이상 현장을 다니며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사례를 듣기도 하고 눈으로 확인을 한다. 실로 가슴 뛰는 일이다. 병영독서 활성화 지원사업은 미래 대한민국에 대한 투자다. 이 사업이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관계 기관은 물론 국민의 성원이 절대적이다. 이렇게 군 복무기간에 독서를 통해 길러진 인재들이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면 그것이 바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고, 아울러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군 생활의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정리 =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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