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학생들 최대 피해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정답 논란이 제기됐던 한국사 14번에 대해 복수정답이 인정됐다. 물리Ⅱ 9번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어 모두 정답 처리키로 했다. 한 해 수능에서 복수정답과 모두 정답 처리되는 오류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5일 2017 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정답을 확정, 발표했다. 지난 17일 수능 정답 가안 발표 이후 21일까지 이의신청을 받은 결과를 심사·확정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사 14번 문항에 대해서는 ⓛ번 외에 ⑤번도 정답으로, 물리Ⅱ 9번 문항에 대해서는 정답 없음으로 판정해 모두 정답 처리키로 했다.
한국사 14번은 애국계몽운동기에 발행된 대한매일신보의 특징과 활동상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⑤의 '시일야방성대곡'이 대한매일신보에도 게재돼 ⑤ 역시 정답으로 인정키로 했다.
대한매일신보 영문판에 시일야방성대곡의 전문이 영어로 번역·게재됐기 때문에 대한매일신보가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논한 시일야방성대곡을 게재했다고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어 물리Ⅱ 9번 문항은 문항에서 자기장의 방향에 대한 조건을 제시하지 않아 보기 ㄱ에 대한 진위를 판단할 수 없어 답안 중 정답이 없다고 결론짓고 모두 정답 처리키로 했다.
앞서 수능 정답 오류와 관련, 복수정답을 인정한 사례는 모두 4개 학년도 5개 문항이다. 2004학년도 수능 언어영역 17번 문항과 2008학년도 물리Ⅱ, 2010학년도 지구과학I에서 각각 1문항, 2015학년도 생명과학Ⅱ와 영어영역에서 1문항씩 복수정답이 인정됐다.
또 모두 정답 처리된 경우는 2014학년도 세계지리 8번 문항으로, 이 문제는 수험생들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끝에 뒤늦게 모두 정답 처리돼 이 과목에 응시한 1만8884명의 수험생이 큰 혼란을 겪었다.
한편 이번 수능 오류문항이 대입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물리의 경우 최상위권 학생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게 입시업계 전망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한국사는 너무 쉽게 출제하는 데만 집중해 문제 검토 과정에서도 과거와 달리 심층적인 스크린시스템이 결여됐던 것으로 보이고 복수정답으로 점수가 상승해도 4년제 대학 선발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물리2는 서울대 등 최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과목이어서 이들은 문제 출제 오류로 인해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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