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부터 등산·스포츠 경기 등 일상 생활에서도 발생할 수 있어
경미한 경우 증상 없어 방치하기 쉬워
사물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나 안구함몰 등 골절부위 크면 수술해야
안와골절 의심될 경우 코 풀면 안돼
경미한 경우 증상 없어 방치하기 쉬워
사물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나 안구함몰 등 골절부위 크면 수술해야
안와골절 의심될 경우 코 풀면 안돼
얼굴에 폭행 등으로 외상을 입은 경우 '안와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얼굴은 눈, 코, 입, 귀와 같은 중요한 신체 감각 기관을 비롯해 다양한 뼈와 근육, 신경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기관은 각각 시각, 후각, 호흡, 저작 및 청각 등 각종 감각을 담당한다. 외상을 입은 경우 이러한 감각기관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안구(눈알)를 둘러싸고 있는 뼈 중 안와내벽과 하벽은 골절이 빈번히 발생한다.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장재우 교수는 12일 "안와골절은 눈 주위에 작은 충격만 가해져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지만 경미한 경우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며 "하지만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거나 충격을 받았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안와골절, 폭행이나 교통사고로 많이 발생
안와골절은 여성보다 남성(74.9%)에게 많이 발생한다. 주원인은 폭행(49.8%)이고 낙상(18.7%), 교통사고(12.8%), 스포츠 손상(6.5%) 순으로 발생한다. 양측성 안와골절의 경우에는 교통사고가 원인인 경우가 많다.
사람의 눈은 안구 주변의 뼈와 뼈 사이의 지방조직 등에 의해 보호되고 있다. 하지만 눈을 둘러싸고 있는 뼈인 안와골은 아주 얇아 골절되기 쉽다. 안와골은 다른 뼈와는 달리 표면이 넓고 얇기 때문에 충격에 약하다. 하지만 눈 주위 뼈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쉽다.
안와골절은 주로 외상에 의해 생긴다.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하기 위해 안와벽이 깨지며 안구가 충격을 받는 것을 최소화시켜 주는 것이다. 안와골의 가장자리는 단단하기 때문에 골절이 쉽게 발생하지 않지만 안와하벽과 내벽은 매우 얇아 골절되기 쉽다.
안와골절은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 큰 충격뿐 아니라 스포츠 경기, 등산 등 일상생활에서 받는 경미한 충격에도 발생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다른 아이의 발에 맞거나 미끄럼틀을 타다 부딪혀 발생하기도 한다.
■단순 골절, 증상 미미...경과만 관찰
안와골절은 골절이 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는 컴퓨터단층촬영(CT) 촬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와골절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환자가 다른 이유 때문에 CT 촬영을 하다가 골절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경미한 안와골절은 큰 문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절이 심하지 않거나 기능적인 문제가 없다면 치료 없이 경과만 관찰한다. 눈 주위의 멍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는다. 눈의 부종을 가라앉히기 위해 얼음찜질을 하거나 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처방하기도 한다.
■안구함몰 등 심한 경우 수술해야
하지만 심한 충격으로 인한 외상의 경우 출혈이나 눈꺼풀이 붓는 등의 증상과 함께 안와골절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눈 주변의 근육이 골절된 뼈 사이에 끼어 안구운동장애가 생겨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가 발생하는 경우다.
이는 소아에서 잘 발생한다. 눈을 움직일 때 구토를 동반하며 응급실에서 안와골절보다는 머리 손상을 먼저 의심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때는 빨리 수술하는 것이 좋다. 수술은 골절된 파편을 제거하고 인공보형물로 안와를 재건해주며, 회복 기간은 대략 2개월 가량이다.
두 번째는 골절부위가 커서 골절된 부위로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조직이 밀려들어 가면서 안구가 들어가는 안구함몰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이다. 눈꺼풀과 눈 주위 조직의 부종이 심할 경우 붓기가 빠질 때까지 기다린 후 수술을 시행한다. 또 눈물길이 찢어졌거나 안구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응급수술을 실시한다.
만약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거나 의심이 된다면 코를 푸는 것은 피해야 한다. 눈을 둘러싸고 있는 뼈는 코와도 연결되어 있다. 코를 풀 때 공기가 골절이 생긴 곳을 통해 안와 내로 들어가 눈이 부풀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안면부 외상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입을 벌리지 못해 음식을 먹지 못할 수도 있다. 심하면 안면비대칭, 축농증, 시력 저하, 복시 같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눈의 근육이나 시신경이 손상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하안와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인 코, 입술, 잇몸, 치아 부위의 감각저하가 동반된다면 곧바로 병원을 방문해 안와골절 여부를 진단받아야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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