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전시장 있어 더 좋은 우리옛돌박물관

"1000년에 한 번 있을 우리집 경사 날, 복이란 복은 모두 모여들고 있는데, 억만년토록 축복받을 자궁의 환갑날에 성대한 의식을 거행하게 되니, 구중 궁궐에 기쁨이 흘러넘치고 하늘과 땅과 사람 모두가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정조실록, 정조 19년 1월 17일)
살아가면서 누구나 느끼는 행복의 순간들이 있다. 1795년, 조선 22대 임금 정조 또한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했다.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인 수원화성 행차는 정조 대왕에게 행행(幸行)으로 명명될 만큼 '행복한 행차'였다. 그리고 이 행행 길에 의미를 더해준 건 '소나무'였다.
소나무 내음이 짙고 미륵불이 있던 지지대고개, 아버지를 만나고 백성을 만나러 가던 길 위의 행복을 서울에서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성북구 대사관로에 위치한 우리옛돌박물관으로, 전체 부지면적 1만8150㎡, 건물 연면적 3300㎡ 규모의 공간에 석조유물 1250점, 자수작품 280여점, 근현대 회화 1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오감만족' '제주도 푸른 밤' '승승장구의 길' 등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야외전시장을 거닐다 보면 '염화미소' 정원에서 거대한 규모의 미륵불을 만나게 된다. 정조의 지지대고개가 떠오르는 '염화미소' 정원, 미륵불과 푸르른 소나무가 어우러진 그곳에서는 모두가 편안한 얼굴로 세상과 만나며 넉넉한 마음을 갖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정조의 행행이 국왕과 백성 모두의 축제였고 행복을 나누는 자리였듯이, 5월은 근로자의 날(1일)부터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그리고 성년의 날(18일)까지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축하의 달이다. 올해 5월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던 온 국민이 행복을 되찾는 달이기도 하다.
힐링이 필요한 이에게 우리옛돌박물관 야외전시장은 화창한 날, 다양한 석조유물과 소나무 그리고 평소 도시에서 보기 힘든 야생화까지, 행복을 찾아 떠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풍경을 스치면 귀는 열리고, 야생화의 다채로운 색의 향연으로 눈이 열리며, 겨울 동안 잠들어 있던 우리의 오감을 깨운다. 주연경 우리옛돌박물관 학예사는 "푸른 녹음이 짙어지는 5월의 봄, 서울 성북동 우리옛돌박물관에서 잠들었던 일상을 피어나는 야생화 향으로 가득 채워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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