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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아프간 금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8.31 18:12

수정 2021.08.31 18:12

아프가니스탄에서 출토된 1세기 금관이 신라 시대 금관과 놀랍게 유사해 양측 간 직간접 문화교류의 흔적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 특별전에서 공개된 아프간 금관. /사진=뉴스1
아프가니스탄에서 출토된 1세기 금관이 신라 시대 금관과 놀랍게 유사해 양측 간 직간접 문화교류의 흔적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 특별전에서 공개된 아프간 금관. /사진=뉴스1
아프가니스탄은 중동과 중앙아시아 사이에 있다. 지금은 중국과도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당나라 고승 현장이 '대당서역기'에서 서역(西域)으로 분류한 지역에 속한다. 서정주가 명시 '귀촉도'에서 이보다 가까운 중국 쓰촨성 일대를 "진달래 꽃비 오는 서역 삼만리"라고 묘사한 데서 보듯 아프간은 우리에게는 더 머나먼 땅이었다.

그러나 아프간과 한반도의 교류사는 뜻밖에 유구하다. 신라 혜초 스님은 1200여년 전 인도를 거쳐 중앙아시아 등 서역을 8년간 기행한 뒤 '왕오천축국전'을 썼다.
여기엔 현재 중국과 아프간의 국경인 와칸 회랑을 방문한 기록이 나온다. 특히 아프간 틸리야 테페 유적에서 출토된 1세기 금관이 신라 금관을 쏙 빼닮았다는 점도 양측 간 직간접 문화·경제 교류를 짐작하게 하는 단서다. 지난 2016년 서울과 경주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의 황금문화' 특별전에서 학자들이 육안으로 이를 확인했었다.

아프간인 390명이 20년 만에 돌아온 '탈레반의 폭정'을 피해 지난 26일 한국에 입국했다. 이들은 충북 진천의 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됐다. 아프간 난민 수용을 놓고 국내 여론은 찬반이 엇갈린다. 하지만 이번에 들어온 이들은 현지 우리 정부기관과 함께 활동했었다. 난민이 아니라 '특별기여자'들이다. 이들을 품은 진천을 향한 응원 성격의 주문 폭주로 지역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운영이 일시 중단될 정도였다니 다행스럽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아프간에서 야만적 반달리즘(문명 파괴) 행태가 재연될까 걱정이다.
이슬람 근본주의에 매몰된 탈레반은 지난 2001년 고대 아프간 불교 미술을 상징하는 바미안 석불을 보란 듯 폭파했었다. 카불 국립박물관의 유물 일부도 망치로 부숴버렸던 그들이라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다시 보존이냐 파괴냐의 기로에 선 인상이다.
혹시 탈레반이 카불 박물관에 소장된, 신라 금관의 '형제 금관'들을 부수는 만행을 저지를까 두렵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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