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경찰서 암행순찰차 본격 운용
8일부터 5일 간 법규위반 72건 단속
신호위반·속도위반·난폭운전·안전모 미착용 등 적발
8일부터 5일 간 법규위반 72건 단속
신호위반·속도위반·난폭운전·안전모 미착용 등 적발
[파이낸셜뉴스] "오른쪽 오토바이 신호위반. 쫓아!"
지난 12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암행순찰차에 탑승한지 1분만에 숨막히는 추격전이 시작됐다. 신호를 위반한 채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배달 오토바이를 쫓아가는 암행순찰차 내부는 긴잠감이 흘렀다. 암행순찰차가 신호대기에 걸린 사이 오토바이는 요리조리 곡예하듯 차들 사이를 질주하며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경찰관들은 점처럼 작아지는 오토바이를 주시하다 신호가 바뀌자 빠르게 따라붙어 아파트 단지 내부로 진입한 오토바이를 멈춰 세웠다. 신호위반으로 벌금 15점에 범칙금 4만원을 부과 받은 홍모씨(54)는 "뒤에 경찰이 따라오는지 전혀 몰랐다"며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실제 영등포경찰서 암행순찰차는 평범한 은색 소나타의 범퍼와 옆면에 경찰마크를 부착한 모습이었다. 기존 순찰차 지붕에 부착된 외부 경광등은 차량 내부 앞 유리에 설치했고 색깔도 일반 승용차와 똑같다.
경찰은 암행순찰차를 통해 무인감시카메라 등으로 단속이 어려운 신호위반과 속도위반·난폭운전·안전모 미착용 등 각종 법규위반 행태를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단속에 걸린 운전자들도 암행순찰차의 단속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안전모 미착용으로 적발된 이모씨(50)는 "요즘엔 단속을 이렇게도 나오나"라며 "주방에서 급하게 배달을 나오느라 헬멧을 안썼는데 앞으로는 잘쓰고 다녀야겠다"고 말했다.
안전모 미착용으로 적발된 또다른 운전자 조모씨(55)는 "경찰차인줄 전혀 몰랐다"며 "이렇게 순찰을 도는게 알려지면 아무래도 더 조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씨는 "사실 멀리서 경찰차가 보이거나 삐용하고 경고음이 올리면 바로 내뺄 수 있을텐데 이건 경찰차인지 알아보기 어려워 단속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영등포경찰서 교통안전계 김재훈 경위는 "영등포 전역에 이 차가 단속을 돌고 있다"며 "법규준수에 더욱 주의하시라"고 경고했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이 같은 암행순찰차 단속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영등포경찰서 암행순찰차는 지난 8일 저녁 본격 도입된 이후 5일 간 총 72건의 교통법규 위반 사항을 단속했다. 승용차가 33건, 이륜차가 39건 적발됐는데 이 가운데는 무면허 운전자도 있었다. 단속내용은 신호위반부터 이륜차 도로주행, 난폭운전, 안전모 미착용, 속도위반 등으로 다양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고속도로에 처음 도입된 암행순찰차는 일반 순찰차 대비 난폭운전 209배, 전용차선 위반 2.1배, 갓길통행 2.4배 높은 단속 효과를 보였다.
경찰은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급증한 배달 수요로 이륜차 법규위반도 많아진 만큼 이에 대한 암행순찰차의 효과적 단속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날 오후 단속 1시간만에 인도주행부터 신호위반, 안전모 미착용 등으로 6대의 이륜차가 단속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륜차들이 기상천외하게 운전을 하며 법규를 위반하는 경우가 있다"며 "암행순찰차에 단속된 운전자들은 많이 당황스럽겠지만 단속효과는 큰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향후 과속 차량 단속 장비를 탑재한 암행순찰차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일 고속도로순찰대가 운용하는 암행순찰차량에는 '순찰차 탑재형 교통단속장비'를 탑재해 과속 차량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있다. 과속 주행을 하다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속도를 줄이는 얌체족을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한 장치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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