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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폐암은 흉강경 시도... 통증·합병증 줄일수 있어" [Weekend 헬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3.25 04:00

수정 2022.03.25 04:00

한국인 위협하는 폐암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교수의 치료법
5년 생존율 34.7%로 낮은 편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게 가장 중요
1기 환자 85% 이상 흉강경 수술
개흉술보다 폐렴 발생률 낮아
2·3기도 늑골유착 적을땐 적용 가능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2021년 발표된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2019년 기준 총 2만9960건이 진단됐다. 갑상샘암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이다. 폐암 환자가 늘었는데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34.7%에 불과하다. 모든 암의 평균 5년 상대 생존율 70.7%에 비하면 매우 낮다.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폐암 분야의 권위자인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에게 폐암 치료의 현 주소에 대해 물었다.

Q. 폐암 치료 왜 어렵나

A. 폐암은 조기 진단율이 다른 암보다 낮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치료가 어렵게 만드는 이유다. 만약 조기에 발견하여 폐암 1기 상태에서 수술을 받는다면, 수술 후 5년 생존률이 80%를 넘어선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도 빨리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Q. 폐암 수술, 개흉술이 일반적

A. 폐암의 재발 위험을 낮추려면 폐암 주변의 정상 조직을 포함해 주변에 위치한 림프절을 함께 절제해야 한다. 종양이 위치한 폐엽을 모두 제거하는 폐엽절제술이 표준이다. 잘라내야 하는 폐조직의 양은 종양의 위치나 질병의 상태에 따라 커지거나 작아질 수 있다. 집도의가 환자의 상태와 종양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절제 범위를 결정하고 수술하게 된다. 이러한 폐암 수술에서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방법이 개흉술이다. 집도의의 손이 들어갈 정도의 수술 시야가 확보되고, 수술기구들을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가장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회복이 늦으며, 경우에 따라 폐렴과 같은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어 환자들이 부담을 느낀다.

Q. 흉강경 폐수술은 어떻게 진행하나

A. 폐암에서도 흉강경 수술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늑골 사이로 작은 구멍을 만들고 실시간으로 모니터를 보면서 길다란 젓가락과 유사한 수술기구들을 넣어서 수술하는 방법이다. 흉강경 수술 시 보통 3~4 개 창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근에는 이를 줄여 2개 또는 1개 창으로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집도의의 경험이 충분하여야 개흉술과 유사한 정도로 암 수술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흉강경 수술 증례가 많아지고, 수술기구들이 발전하면서 어느덧 폐암 1기 수술의 표준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폐암 1기 환자의 85% 이상이 흉강경으로 수술을 받고 있다. 흉강경 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상처가 작고, 근육의 손상이 적으며, 늑골을 벌리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다는 것이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수술 후 합병증도 적다. 삼성서울병원에서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병기 1기 폐암으로 폐엽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수술 기법에 따른 폐렴의 발생률이 개흉술 후 7.7%, 흉강경 수술 후 1.7%이었다. 흉강경 수술 후 폐렴 발생률이 훨씬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Q. 폐암 환자 모두 흉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나

A. 무조건 흉강경 수술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주로 초기 폐암환자에게 적용한다. 폐암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암의 완전 절제'라는 목표의 달성이지 수술 방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 흉강경 수술을 적용하기 어렵거나, 흉강경 수술 때문에 폐암의 치료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할 때는 개흉술을 적용해야 한다. 폐암 또는 림프절이 흉벽, 주요 혈관, 기관지 등 주변 조직으로 침윤한 경우가 그렇다. 폐암 2기나 3기 환자처럼 폐암이 진행된 경우도 신중히 수술 대상을 정한다. 림프절의 탄분섬유화증 또는 염증성 변화도 흉강경 수술을 어렵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탄분섬유화증은 림프절이 반복적인 염증 물질에 노출되면서 검고 딱딱해지는 현상으로, 주변에 위치한 폐혈관이나 기관지와 단단히 붙어 있어 수술을 어렵게 만든다. 이전에 늑막염이나 폐렴과 같은 심한 염증을 경험한 환자의 경우 늑막 유착 때문에 흉강경 수술 선택을 주저하게 하는 요소였다. 다행히 최근에 흉강경 도구 및 모니터의 발달로 유착이 아주 심하지 않다면 흉강경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Q. 흉강경 수술 중 개흉 수술로 전환하기도

A. 흉강경 수술을 계획했으나 수술 중 예상 보다 병의 진행이 심해 개흉술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흉강경수술 도중 출혈이 발생하거나 마취 유지가 원만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다. 폐암 수술은 암을 얼마나 완벽하게 제거한 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수술 후 관리는 어떻게 하나

A. 환자들이 폐암 수술을 겪는 가장 큰 문제는 통증인데, 현재는 수술 이후의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일반적인 진통제 외에도 정맥주입 자가조절진통제, 경막 외 주입 진통제, 국소 마취제 주입장치 등을 다양하게 사용해 적극적으로 관리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 다음 날부터 운동, 식사, 배뇨 등 일상 생활을 큰 도움없이 수행할 수 있으며, 1~2개월 내로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수술 앞에서 망설인다.
그렇지만 수술은 폐암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큰 무기로, 경험이 충분한 폐암 전문가와 상의해 가장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술방법을 선택해 치료하면 희망은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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