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루나 투자했다가 '깡통'… 20만명 피눈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5.15 17:51

수정 2022.05.15 17:51

1주일새 99.99% 하락
대표 가족은 신변보호 신청
직장인 박모씨(34)는 전재산 2억원을 한국산 코인 루나에 투자했다. 가상자산이 대안 투자로 떠오르면서 비교적 안정성이 높다는 루나에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15일 그가 보유한 루나 평가액은 -99.99%가 됐다. 박씨는 "루나의 평균 매수 단가가 10만원 정도였다"며 "3달만에 휴지조각이 됐다. 중간에 매도를 했지만 남은 돈은 1000만원 남짓"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인 엔지니어가 개발한 가상자산 루나와 자매 코인 '테라'가 연일 폭락하면서 국내외 투자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 13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를 시작으로 대다수 거래소에서 루나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가치가 휴지조각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피해가 심해지자 루나 발행사의 대표 가족은 신변보호를 신청하기도 했다.

1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2시 30분 기준 루나 가격은 0.4886원을 기록했다. 최근 3일 사이에 99.99% 하락했다. 지난 4월5일 118달러(15만원)까지 치솟았던 루나는 불과 1개월 새 99% 이상 주저앉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 시총 10위권 안에 있을 정도로 유망한 코인이었지만 몰락이 가파르게 진행 중이다.

인터넷에서는 루나 코인을 투자하고 막대한 손해를 봤다는 투자자의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97억원을 투자했다가 손실률이 99.95%를 기록해 48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사진과 함께 인증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는 20만명에 육박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12일 기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에서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 수는 17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거래소들의 거래 규모와 대응 현황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현행법상 당국은 가상자산을 통한 자금 세탁만 처벌할 수 있다.

피해가 심해지자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의 신변도 위협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2일 오후 6시20분쯤 아프리카 TV BJ인 A씨가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권 대표 거주지에 침입해 초인종을 누르고 도주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이에 권 대표 배우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긴급신변보호를 요청해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됐다.

A씨는 이날 개인방송을 통해 "루나에 20억원을 매수했다"며 "내가 권 대표의 집을 찾아간 게 맞다"고 밝혔다.

'테라 생태계'는 루나를 활용해 테라의 유동성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테라의 가치를 1달러에 고정시킨다.
투자자가 테라를 일정 기간 시스템에 예치하면 연이자 20%를 지급한다. 가치가 안정적인 데다 높은 이자까지 주니 두 코인은 시총이 80조 원에 육박하며 광팬을 의미하는 '루나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7일부터 테라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디페깅'이 시작됐고 이에 투자자들은 루나와 테라를 내던졌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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