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 업계에 한파가 몰아닥치며 실적 부진을 겪은 삼성전자의 임직원 연봉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이는 정은승 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나타났다.
7일 삼성전자와 전자 부문 계열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임원 보수를 공개했다. 개인별 보수지급금액 상위 5명에는 정은승 고문, 김기남 SAIT(구 종합기술원) 회장, 승현준 사장, 이원진 사장, 전준영 고문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역 삼성전자 경영진 중에서는 승현준 삼성리서치 글로벌 R&D협력담당(사장)이 가장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17년부터 6년째 보수를 받지 않고 있다.
정은승 고문은 급여 9억4200만원과 상여금 19억5400만원, 퇴직금 49억8500만원을 포함해 총 80억7300만원을 받았다. 삼성전자 측은 "DS부문 기술 개발 전략을 수립하고, 차세대 연구 강화 등 반도체 미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퇴직금 49억8500만원은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라 퇴직기준급여 7900만원을 근무 기간과 지급배수(1~3.5)를 곱해 산출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정은승 고문은 19년간 임원으로 재직했다.
삼성전자 등기이사 5명은 지난해 총 289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1인당 평균 57억8600만원으로 하루 1585만원꼴이다. 삼성전자 사내이사의 평균 연봉은 ▶2019년 30억400만원 ▶2020년 53억7500만원 ▶2021년 77억4700만원으로 꾸준히 늘어왔지만, 2022년에는 전년 대비 20억원가량이 줄었다. 비등기 임원 918명의 평균 보수는 7억3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46억3500만원을, 경계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는 29억5300만원을 받았다.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은 41억원, 박학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9억 4600만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28억20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현역 경영진 중에서는 승현준 사장이 55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급여(21억1600만원)와 상여금(33억5100만원)을 포함한 액수다. 회사 측은 "AI(인공지능), 보안, IoT(사물인터넷) 등 핵심 기술 및 선행 지적재산권 확보와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등 업무목표 달성도에 근거했다"라며 "신기술 확보, 대외 위상 강화 등 경영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고 산정 이유를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에도 회사에서 보수를 받지 않았다. 그는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화재 등 5개사에서 총 1991억원 배당금을 수령했다.
지난해 86억4400만원을 받아 연봉 5위를 기록한 김기남 SAIT(옛 종합기술원장) 회장은 37억3500만원 상여금을 포함해 57억7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연봉 순위로 올해에는 두 번째다. 회사 측은 "D램과 플래시메모리 시장 리더십 수성과 최선단 12나노급 D램, 8세대 V낸드 개발 등 메모리 제품 미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원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54억5300만원, 지난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전준영 고문(전 DS부문 구매팀장)은 퇴직금 33억5200만원을 포함해 52억5100만원을 수령했다.
이날 삼성의 다른 계열사도 일제히 임원 보수를 공개했다. 강봉용 삼성전기 고문(전 부사장)은 퇴직금 22억4200만원을 포함해 31억2900만원을 수령했다. 심의경 삼성SDI고문(전 부사장은) 퇴직금(17억6100만원)을 포함해 27억6600만원을 받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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