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전세계 금융주 시총이 사흘새 4650억 달러(약 607조원) 증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SCI의 세계 금융주 인덱스 등에 따르면 세계 금융주의 시가총액은 SVB 파산 이후 3일 만에 모두 4650억 달러 증발했다. 이는 태국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규모다.
SVB 파산 이후 미국 정부가 긴급 성명을 통해 예금 전액을 보증하고 새로운 지원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지만 미국증시의 금융주는 물론 세계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다른 중소 지방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FRB)는 연준과 JP모간체이스로부터 신규 자금을 확보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FRB는 전거래일보다 61.83% 폭락한 31.21 달러를 기록했다.
이뿐 아니라 FRB와 처지가 비슷한 중소 지방은행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웨스턴얼라이언스뱅크코프가 47%, 팩웨스트뱅코프가 21% 각각 폭락했다. 이들 주식은 수 차례에 걸쳐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역은행 지수는 7.7% 급락했다.
대형은행들의 주가도 급락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은행인 JP모간체이스, 씨티그룹, 웰스파고도 모두 5% 내외 급락했다. 이에 따라 이날 S&P500의 금융부분은 3.78% 급락 마감했다.
이어 열린 아시아증시에서도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하고 있다. 14일 오전장에서 미쓰비시 UFJ 금융 그룹은 8.3%, 한국의 하나금융그룹은 4.7%, 호주의 ANZ 그룹은 2.8% 각각 하락하고 있다.
이로써 MSCI 아시아-태평양 금융지수가 2.7%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최저치다.
미 당국의 조치에도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한 것은 미국 정부가 SVB 몰락으로 인한 추가 낙진을 방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의 경제 연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분석가 프란시스 챈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북아시아 은행들은 견고한 예금, 풍부한 유동성, 잘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SVB발 위기가 글로벌 은행에 전염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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