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재난지역 선포 한목소리
행안장관 공백 통합관리 부실
행안장관 공백 통합관리 부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비통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에게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애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신속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촉구하면서 극한 대치 중인 여야가 모처럼 수해복구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번 수난을 계기로 재난안전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 등 정부의 재난 예방과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책임공방이 일고 있다. 지난해 지하주차장 인명사고 이후 정부가 제도개선책을 내놨지만, 늑장행정 탓에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는 지적 탓이다.
물난리를 겪고 나서 물막이판(차수판)을 보급했는데 예산 확보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바람에 효과를 보지 못했다. 침수 우려 반지하주택 3만3697가구 가운데 물막이판을 설치한 가구는 36%에 그쳤다. 또 지하차도에 원격 자동차단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에 착수했지만 오송 지하차도에는 차단설비가 설치되지 않았다. 올해 설치 예정이었다고 한다.
지난 15일 사고 당시 찍힌 블랙박스 영상에는 지하차도로 물이 세차게 흘러 들어오는 와중에도 양방향으로 차량이 진출입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차량통제와 차단장비만 설치됐어도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인재였음을 증명한다. 교통통제 필요성을 전달받고도 묵과한 관할구청 등 행정당국에 대한 수사와 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경찰은 지하차도에 대해 교통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와 이유, 보고체계를 우선 조사할 예정이다. 금강홍수통제소와 도청, 시청, 구청 등 관할 지방자치단체도 수사대상이다.
통합적 재난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최대 문제로 떠올랐다. 일례로 산사태가 나면 산림청, 행안부, 국토교통부 등 부처가 따로 관리하는 실정이다. 재난예방 예산과 현장 재난관리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긴 매한가지였다. 지난 2월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부재로 인한 지휘공백도 여전했다. 행안부 장관이 당연직으로 맡았던 재난안전관리본부 본부장의 부재가 초래한 구멍이 생각보다 컸다. 재난재해 대응 시 각 부처는 따로 놀았다. 재난 대응·복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는 보이지 않았다. 기관 간 소통을 조율하고 재난을 수습하는 통제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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