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창문 깰테니 탈출하라” 베테랑이었던 747번 버스기사...애도 이어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8 05:31

수정 2023.07.18 11:08

16일 차량 침수 사망사고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물속에 잠긴 버스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차량 침수 사망사고가 발생한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군과 소방당국이 물속에 잠긴 버스 인근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5일 폭우로 청주 미호강 제방이 터져 침수된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의 배수 작업이 90% 이상 진행된 가운데, 17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 747 급행버스 운전기사 50대 A씨에 대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A씨는 베테랑 버스운전사로, 위급한 상황에도 다른 승객들의 탈출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운전한 747 급행버스는 오송역과 청주공항을 오가던 전기버스로, 운전경력이 많은 베테랑들이 몰던 버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가 운전하던 747번 버스는 기존 노선이 막혀 해당 지하차도로 우회운행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동료기사는 연합뉴스에 “새벽 5시 반 출근인데 3시에 먼저 와서 사무실 청소하던 성실했던 친구”라며 “10년 전 시내버스 회사에 입사해 최근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B씨의 35년 지기 친구도 “집에 혼자 남겨질 아내 걱정에 친구들과 술을 마셔도 꼭 아내를 데리고 나오던 사람”이었다며 “봉사활동을 열심히 했는데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1년에 한 번씩 자기 차에 태우고 전국 여행을 시켜줬다”고 말했다.

지하차도에 물이 차올랐던 당시에도 A씨는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승객들의 탈출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거센 물살로 차가 움직이지 못하자 승객들에게 “창문을 깨드릴 테니 빨리 탈출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버스 운송회사 홈페이지에는 A씨의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작성자 B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애쓰신 기사님을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먹먹하다. 얼마나 무섭고 두려우셨을까”라며 “어쩌면 오며가며 한번쯤 뵀을수도 있는 우리의 이웃이었던 (A씨). 이번 참사로 희생된 기사님과 승객분들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작성자 C씨는 “정말 그 상황이 되면 호흡기로 들어오는 물과 진흙들이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고통 속에 죽어가셨을 기사님과 승객들 모두 좋은 곳으로 가셔서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애도했다.

또 다른 작성자 D씨는 “이번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돌아가신 운전자와 승객들을 위해 애도한다. 흙탕물이 밀려오는 공포 속에서 많이 무섭고 고통스러웠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며 “CCTV 영상을 보니 쉽게 차를 돌릴 수도 없었던 모양이고 너무 순식간에 밀어닥친 물살에 경황이 없었던 것 같다.
돌아가신 분들 모두 좋은 곳에 가셨길 바라며 상심 크실 유가족 분들도 힘내시라”고 위로했다.

해당 게시글들에는 버스기사와 승객들을 애도하는 시민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한편 18일 현재까지 해당 지하차도의 배수 작업이 90%이상 진행된 가운데, 17일 저녁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되면서 사망자는 모두 14명으로 늘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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