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멀쩡하던 신상 세탁기가 ‘펑’...산산조각 난 유리문, 무슨 현상이길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24 07:59

수정 2023.07.24 14:41

세탁기 문 안쪽 유리가 저절로 깨지며 산산조각이 난 모습. /사진=연합뉴스
세탁기 문 안쪽 유리가 저절로 깨지며 산산조각이 난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구입한지 한 달 정도 된 새 세탁기 유리문이 저절로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파손 당시 세탁기는 작동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조사 측은 “아무런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유리가 저절로 깨졌다면 강화유리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자파현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전원 꺼진 상태에서 '펑' 터진 세탁기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9일 오전 방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펑’ 하며 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

이에 A씨는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깨진 물건을 찾았으나 결국 소리가 난 원인을 찾지 못했고, 다른 집에서 난 소리인 줄 알고 지나쳤다.

그러나 A씨는 이후 빨래를 하려고 다용도실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전원이 꺼져 있던 세탁기의 문 안쪽 강화유리가 산산조각 나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작동하지도 않은 세탁기 유리문이 이렇게 산산조각 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면서 “당시 근처에 누군가 있었다면 다칠 뻔했다”고 토로했다.

세탁기-건조기 일체형의 LG전자 '워시타워'

해당 제품은 세탁기 위에 건조기가 일체형으로 붙어있는 LG전자의 ‘워시타워’로, A씨는 해당 제품을 지난 6월 13일 배송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 서비스센터 측은 사고 다음 날인 20일 A씨의 집을 방문하고 세탁기를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기로 했다. “아무런 충격이 없는 상태에서 유리가 저절로 깨졌다면 강화유리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자파현상’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문 안쪽 강화유리가 깨진 세탁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 안쪽 강화유리가 깨진 세탁기 모습. /사진=연합뉴스
흠집에 열이나 충격 가하면 깨지는 '자파현상'

회사 관계자는 “지퍼 같은 금속 소재가 유리문을 때리면서 흠집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런 흠집에 열이나 충격이 누적되면 간혹 강화유리가 저절로 깨질 수 있다”면서 “오븐의 유리문, 냉장고 선반, 자동차 선루프 등 강화유리를 사용한 여러 타사 제품에서도 이런 자파 사례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화유리는 판유리를 고온으로 가열했다가 빠르게 식히는 과정 등을 통해 강도를 높인 유리다.
제조과정에 불순물이 들어가거나 강화공정에서 유리 내부 응력이 불균일하게 형성되는 경우, 사용 중 생긴 흠집으로 균열이 생기는 경우 등에는 이렇게 저절로 깨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러한 강화유리가 생활가전에 널리 쓰이는데도 불구하고 ‘자파 위험’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A씨는 “제품 고장이 아닌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강화유리가 저절로 깨질 가능성이 있다면 제조사가 소비자들에게 이를 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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