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우수특허 활용 IP금융 8兆 돌파…가치평가 신뢰 더 중요해져 [IP가치평가, 전문성 강화 시급]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8.17 19:09

수정 2023.08.17 19:09

본지, IP관계자 166명 설문조사
국내 지식재산담당자 10명 중 8명
기술거래·금융조달위해 평가 의뢰
가치평가 핵심 '특허권 권리분석'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지식재산(IP) 담당자 10명중 8명은 기술이전 및 거래, 금융조달 등을 위해 IP 가치평가를 의뢰하고 있어 관련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국내 IP금융 잔액이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적절한 IP가치평가를 위한 전문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가치평가 목적 대부분은 IP금융

17일 파이낸셜뉴스가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정부출연기관, 대학 등 IP 관계자 16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인 48.2%는 기술 이전 및 거래를 위해 가치평가를 의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사, 흡수합병 등 기업 구조조정 관련 자산 평가(15.7%), 담보대출과 현물출자 및 투자유치 등 금융조달(12.7%) 등 IP금융과 관련된 업무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소송 등 분쟁 진행관련은 13.9%, 기타는 9.6%였다.


최근 수년간 우수 특허를 활용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등 IP을 활용한 IP금융은 그야말로 폭발적인 성장세다. 미국의 경우 S&P 500 기업 시장가치 중 지식재산을 포함한 무형자산 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19년 1조3504억원에 머물던 IP금융 시장이 4년만에 6배 이상 성장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P금융 잔액은 전년보다 1조7745억원이 늘어나며 7조7835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세를 감안하면 올해에는 8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지난해 IP금융 잔액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수IP 보유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및 특허 수익화 등 IP투자가 1조9331억원 △IP가치평가를 토대로한 은행의 IP담보대출 2조1929억원 △IP 가치를 기반으로 보증기관이 기업에 보증서를 발급하고 은행이 대출해주는 IP보증 3조6575억원 등이었다.

특히 우수 특허 보유 기업 등에 투자하는 신규 IP투자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1조2968억원에 달했다.

이같이 IP금융 규모가 날로 확산하면서 IP 가치평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P금융은 특허 등 IP에 대해 가액·등급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이 투자, 담보, 보증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문에 적절한 가치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잘못된 가치평가는 시장을 왜곡시키고 유무형의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IP가치평가 활성화, 변리사 역할 중요

이 때문에 IP 가치평가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전문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치평가를 의뢰할 때 해당 전문가가 가장 먼저 IP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유무를 꼽았다. 응답자의 77.1%가 '특허 등 IP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어서 선택했다'고 답했고 'IP 가치평가 결과를 활용하기 용이해서(14.3%)', '빠르게 IP 가치평가 결과를 받을 수 있어서(7.6%)'를 이유로 선택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기업 관계자는 "IP는 기술 뿐만 아니라 IP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므로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인 변리사에게 의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라면서 "특허가치 평가를 위해서는 특허권의 권리분석이 필요한데 변리사 이외의 다른 직업에서는 평가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IP 가치평가 시장에서 모호한 법규정으로 인해 정작 IP 전문가인 변리사들은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현재도 실질적으로 IP 감정평가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법상 명문화된 규정이 없어 제대로된 경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감정평가사들은 감평사법 시행령을 기반으로 가치평가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현행 감평사법 시행령은 감정평가사의 직무를 대통령이 정하는 '토지 등'으로 규정해 부동산은 물론 저작권 및 산업재산권 등 지식재산권과 같은 모든 무형자산의 감정까지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변리사가 IP 가치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거래처에서 감정평가사의 이름을 요구하는 등 사실상 하청이나 상하관계처럼 인식이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다른 기업 관계자는 "특허법인을 통해 가치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게 증명하기 위해 별도의 감정평가 법인을 통해 감정을 다시 받아야 했다"면서 "관련법과의 통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는 변리사의 감정업무를 명확히한 변리사법 개정안이 계류중이다.
이 법안은 변리사의 감정 업무 범위에 산업재산권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을 명문화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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