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을 하루 앞 둔 29일(이하 현지시간) 하원에서 공화당 지도부가 제안한 임시 예산안이 부결됐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강경파 하원 의원 20여명이 지도부가 제안한 임시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져 임시예산안이 찬성 198, 반대 232로 부결됐다.
케빈 매카시(공화·캘리포니아) 하원 의장은 2024회계연도 예산안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해 개별 정부 부처 재정지출을 가능하게 하는 임시 예산안을 추진했지만 강경파 반대에 막혔다.
맷 개츠(공화·플로리다), 앤디 빅스(공화·애리조나), 일라이 크레인(공화·애리조나) 등 매카시 의장 반대파가 민주당과 함께 반대표를 던졌다.
백악관은 공화당 지도부를 비난했다. 정치적 타협 없이 벼랑 끝 전술로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이끌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아울러 셧다운 기간에는 세비를 받지 않겠다는 매카시 발언도 일축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샬란다 영은 공화당 지도부가 극장효과를 노리고 있다면서 "백악관은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올바른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 애원하고, 빌고, 모욕을 감수하는 등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임시 예산안은 다음달 31일까지 정부 재정을 임시로 충당하는 법안이었다.
그러나 하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통과됐다고 해도 사정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이를 반대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대신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연합해 자체 임시 예산안을 만들었다. 28일 표결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지지 속에 76-22로 통과됐다.
상원을 통과한 임시 예산안 하원 표결은 30일로 예정돼 있지만 하원 공화당 강경파가 반대하고 있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미 정부 회계연도는 다음달 1일 시작하지만 아직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30일까지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연방정부 기능이 다음달 1일부터 정지된다. 사회보장, 국방 등 핵심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이 중단되는 셧다운에 들어간다.
셧다운 속에 다음달 6일로 예정된 9월 고용동향, 12일 예정인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더 길어지면 27일의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도 연기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다음달 31일 시작해 11월 1일 끝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핵심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 없이 깜깜이로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한편 투자은행 레이먼드제임스에 따르면 1995년 이후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셧다운 기간 평균 3% 넘게 상승했다. 셧다운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믿음으로 투자자들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이 레이먼드제임스의 분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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