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베트남 당국이 16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사기 사건 주동자와 공무원 등 86명을 기소했다.
19일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검찰은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 홀딩스의 쯔엉미 란 회장을 횡령과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했다.
란 회장은 측근들과 공모해 계열 은행인 사이공상업은행(SCB)에서 304조 동(16조300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란 회장 체포 직후 모습이 확산하고 있다. 란 회장은 체포 직후 동일 인물이라고 믿기 힘들 만큼 초라해진 모습이다. 란 회장은 지난해 10월 공안에 체포된 후 조사를 받아와 베트남에서는 ‘횡령꾼의 최후’라는 말도 나온다.
란 회장은 사실상 SCB 지분의 91.55%를 소유한 최대주주다. 측근들을 통해 허위 대출 신청을 해 돈을 빼낸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함께 검찰은 전직 국영은행 관계자와 감사 담당 공무원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85명도 기소했다. 공무원들이 란 회장 일당의 범죄 사실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받은 뇌물 액수는 520만 달러(약 6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해당 사건 수사를 통해 현행 금융 및 대출 관련 규정에 허점이 다수 발견해 향후에도 유사 범죄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금융 당국과 문제가 있는 규정 보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베트남은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의 권력 서열 1위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은 지난달 23일 “반부패 캠페인을 장기화할 것”이라며 “부패 척결을 위해서는 멈추지 않고 오랜 기간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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