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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새마을금고 연체율 낮출 고강도 조치 있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2.19 18:25

수정 2024.02.19 18:25

캠코에 부실채권 1조 인수요청
대출 현황 파악해 선제 대응을
새마을금고중앙회 /사진=뉴시스
새마을금고중앙회 /사진=뉴시스
정상화를 다짐했던 새마을금고가 연체율 부담으로 또 휘청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가 연체율 해소를 위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1조원대 부실채권을 추가 인수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사정을 들여다보니 지난해 말 5% 수준이던 연체율이 한달 새 1%p나 급등한 6%대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비상이 갖는 함의는 여러 가지다. 우선 새마을금고 내부 정상화가 겉돌고 있다는 의문이 든다.
지난해 7월 새마을금고는 내부적 부실관리 문제로 뱅크런 위기를 맞았다. 그 당시 새마을금고 감독 관할을 놓고 기존의 행정안전부가 맡을지, 금융위원회가 넘겨받을지 공방이 거셌다. 결국 기존 행안부가 맡되 금융당국과 협력방안을 강화하는 선에서 봉합했다. 부실채권 정리도 지원하고 관리감독 기준도 개선했다. 겉으로 보면 봉합이지만 사실상 새마을금고 재정건전성을 보강해주고 바뀐 것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렇게 뱅크런 고비를 넘기고 새마을금고 조직을 되살려줬더니 또 연체율 타령이라니 말이 되는가. 같은 기간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업권별 연체율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고 하니 유구무언일 뿐이다.

물론 새마을금고 정상화 시점이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변신을 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어쨌든 새마을금고가 확실히 달라졌다고 판단할 수 있는 관건은 이달 예정된 새마을금고 관계기관들의 점검회의와 지역 새마을금고에 대한 집중적인 현황 조사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새마을금고 경영혁신안'은 새마을금고에 다시 한 번 뛸 수 있는 면죄부를 발부한 것과 같다. 그만큼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 제고를 위한 이행방안 확정과 본격적인 실행이 요구된다. 특히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의 주범은 기업 대출 혹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건 부동산 사업장 사고가 높아지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역 새마을금고별 대출 현황을 철저히 들춰봐야 건전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대충 적당히 뒀다간 연체율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새마을금고 경영을 제대로 정상화해야 하는 이유는 다른 금융업권에도 본보기가 될 수 있어서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과도한 대출 집행이 불러올 금융재앙이 있어선 안 된다. 특히 한국경제인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은 현재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성 떨어지는 부동산PF에 묻지마 대출을 단행한 금융기관들이 수면으로 올라올 것이다.
건설사의 위기가 곧 금융기관의 부실이라는 도미노 효과가 우리 경제 이면에 도사리고 있다. 불가역적 대외환경 변수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기업은 정부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게 맞다.
그러나 명백한 경영실패까지 온정주의로 지원하다간 더 큰 경제위기를 불러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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