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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허리' 중견기업, 중기로 유턴 2배 늘었다 [中企로 뒷걸음치는 중견기업]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2 18:30

수정 2025.01.12 18:33

경기침체에 환율·금리까지 부담
회귀기업 1년새 217곳→574곳
규제 덜받기 위해 자발적 선택도
경영환경 더 나빠지는데 무방비
"기업규모 따른 지원정책 바꿔야"
'경제허리' 중견기업, 중기로 유턴 2배 늘었다 [中企로 뒷걸음치는 중견기업]

우리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중견기업들이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는 'U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기업도 있지만, 더 많은 정부 지원과 규제완화를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회귀를 선택한 기업도 적지 않다. 이는 우리 경제의 성장 사다리를 약화시키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을 기준으로 중견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다시 돌아간 기업 수는 574개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 회귀기업 수(217개)의 두 배를 넘어선 수치다.



중소기업으로 돌아간 기업 수는 2017년 197개, 2018년 239개, 2019년 208개, 2020년 274개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3년 급증했다.

중소기업으로 회귀기업 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삼중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중견기업연합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고 지분 관계가 변화하면서 회귀기업이 늘었다"며 "이 외에도 여러 복합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 위치한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 수로는 1.5%에 불과하지만 고용(13%), 수출(18%), 매출(15%)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우리 경제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 회귀가 이어질 경우 경제성장의 허리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소기업 회귀를 검토하는 중견기업의 비중도 증가 추세다. 지난해 중소기업 회귀를 검토한 중견기업은 전체의 6.1%로, 전년도(5.3%) 대비 늘었다. 회귀 이유는 △조세지원 축소(60.8%)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14.9%) △금융지원 축소(14.2%) △공공조달시장 판로 제한(6.3%) 순이었다. 많은 기업이 경영부담을 덜기 위해 중소기업으로 돌아가는 것을 하나의 돌파구로 삼고 있는 상황이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경영 리스크가 커질수록 기업들은 성장을 지향하기보다 정부 지원이 가능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분석했다.

2025년 경제전망은 더 어둡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중견기업들이 직면한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등 가능성 등 외부 변수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라 원장은 "현재처럼 기업 규모를 기준으로 지원정책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견기업의 체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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