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마약에 중독된 이후 하루에 화장실을 50번 이상 다녀와야 하는 증상을 겪고 있는 20대 영국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11일 영국 일간 더선에 따르면 영국 햄프셔주 해번트에 사는 페이지 콜린스(25)는 19세 때 처음 케타민(Ketamine·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해리성 마취제)를 접했다.
친구들과 클럽에서 가볍게 시작했던 것이 점차 빈도가 늘어나면서 결국 하루 5~10g을 복용하는 중독 상태에 빠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매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복용량도 점점 증가했다.
약물에 빠져 매주 150~250파운드(약 25~42만원), 매달 1000파운드(약 170만원)이상을 쓰던 그는 3년 뒤 심각한 신체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화장실을 자주 가는 정도였지만, 증상이 악화하자 젤리 같은 물질을 배출하기에 이르렀다. 방광 점막이 손상됐기 때문이었다. 평균 500ml 크기의 방광이 30ml로 줄어들면서 하루 50번 이상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이상 증상을 처음 느낀 것은 2021년이었다. 케타민 복용 후 발생하는 복부 경련(K 크램프)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당시에는 원인을 정확하게 찾지 못했다. 통증이 지속됐던 가운데 2023년 1월 초음파와 방광 내시경 검사를 통해 페이지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페이지의 방광이 정상적인 크기 400~600ml의 5% 수준인 30ml로 줄어들었다고 했다. 30ml는 우리나라 소주잔 약 50ml 보다 작은 '샷 잔'과 비슷한 크기다. 다행히 인공 방광을 차야 하는 상황은 피했지만, 방광 크기와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페이지는 현재 방광 내부에 약물을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고 있다.
페이지는 약물 중독에서 벗어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일은 물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는 "나는 과거에 '파티 걸(Party Girl)'이었다. 지금도 춤추는 걸 좋아하지만, 더이상 약을 하지 않는다. 케타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사용한다. 그 대가는 너무도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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