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향집 만한 곳 있나요" "긴 연휴엔 해외여행이죠"

김동규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26 16:52

수정 2025.01.26 16:52

최장 6일 설연휴 즐기는 법 제각각
기차역·버스터미널 '민족 대이동'
국내외 항공편도 일찌감치 '매진'
정부가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최장 6일의 설 연휴가 본격 시작됐다. 고속버스 터미널과 기차역, 공항 등 서울의 교통 플랫폼에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나 여가를 즐기기 위한 여행객들의 발길로 일찌감치 붐볐다.

지난 24일 오전 8시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씨(29)는 올해 설 연휴 동안 부모님을 찾아뵙는 데 그치지 않고 고향에서 책을 읽으며 낮잠도 실컷 잘 것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이를 위해 교통체증이 비교적 덜할 것 같은 연휴 시작 직전을 출발일로 잡았다. 하루 휴가도 냈다.

그는 "작년 추석 이후 한 번도 고향에 가지 못했다"며 "평소 일 때문에 하지 못했던 것들을 고향집에서 천천히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22)는 "평소에 과제도 하고 취업 준비를 하느라 바빠 고향집에 내려가질 못했다"면서 고속버스터미널에 대기 중인 고향행 버스로 발길을 옮겼다.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임모씨(30)의 표정도 밝았다. 임용고시 발표가 남아 있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결과에 상관없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을 먹고 귀성 열차표를 구매했다.

임씨는 "코로나19가 심했을 때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했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고,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봐 명절에도 고향집에 가질 않았다"며 "이번에는 그냥 마음 다 놓고 가족들 얼굴이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민 윤모씨(54)는 여동생이 제주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김포공항을 찾았다. 윤씨의 옆에는 갈비, 만두 등이 담긴 스티로폼 박스가 그와 함께 항공기를 기다렸다. 모두 여동생이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윤씨는 설명했다.

긴 연휴를 '재충전' 혹은 '가족과 추억 만들기' 기회를 삼으려는 이들도 많았다. 김포공항에서 미국 뉴욕행 항공기 탑승권을 들고 있던 60대 여성 A씨는 자신의 환갑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을 경유해 미국을 다녀올 계획을 세웠다. 딸들도 함께 간다고 자랑했다. 그는 "시댁 어르신들은 모두 돌아가셨고 친정어머니는 서울에 사시므로 굳이 귀성할 이유가 없다"며 "모처럼 딸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크게 웃었다.

정모씨(38)는 아내, 어린 딸과 제주로 향하기 위해 이날 김포공항을 찾았다. 그는 "긴 연휴를 맞이해 여유롭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 제주도 협제를 간다"며 "사내 휴식일 제도를 사용해 시간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윤모씨(52)는 올해 대학교에 입학하는 딸, 남편과 더불어 가족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교통편은 서울역에서 열차를 이용할 예정이다. 그는 "딸이 입시 공부를 하느라 3년 동안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다. 그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이번에 좋은 결과 얻어서 홀가분한 기분"이라며 자랑스러운 눈빛으로 딸을 쳐다봤다.

26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전국 공항 이용객(인천국제공항 제외)은 국내선 168만명, 국제선 60만명 등 모두 228만여명으로 예상됐다. 항공편은 국내선 9704편, 국제선 3417편 등 총 1만3121편을 운항한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서지윤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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