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옆구리 다쳐서…무지외반증 고치려다가 “폐암?”

박재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9 15:14

수정 2025.02.19 15:20

초기 특별한 증상 없어 조기발견 비율 30%선
격년제 국가검진시 X선 검사로 폐암 조기진단
온종합병원, 지난해 3만6131건 중 폐 이상 401건
온종합병원에서 흉부 X선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온종합병원 제공
온종합병원에서 흉부 X선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온종합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 부산진구에 사는 70대 A할머니는 지난 12월말 순간 어지럼증으로 땅에 넘어지면서 옆구리를 다쳤다. 허리통증이 지속돼 인근 온종합병원을 찾아 입원 CT검사를 받은 결과 폐에 이상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이 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호흡기내과)는 조직검사와 PET-CT검사를 통해 폐암으로 확진했다. 평소 고혈압과 당뇨, 부정맥 기저질환이 있었으나 폐질환을 의심한 적은 없었는데, 이미 늑골까지 전이된 폐암 4기였다.

A할머니는 지난달 16일 이 병원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전 동아대병원 훙부외과)에게 4시간에 걸친 우측 하엽 폐절제술과 늑골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받고, 현재 혈액종양내과 권혁찬 교수(전 동아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게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또 다른 60대 B씨는 지난해 10월 무지외반증 수술을 위해 온종합병원 정형외과에 입원했다. 입원 전 두세 달 동안 엄지발가락 통증에 시달리다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B씨는 입원 검사로 흉부 X선검사를 받은 결과 폐 병변이 발견돼,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에게 협진 의뢰됐다. B씨도 조직검사에서 폐암으로 진단됐다.

그는 정형외과 김석현 과장에게 무지외반증을 수술한 다음, 곧바로 흉부외과 최필조 교수로부터 우하엽 폐절제술을 받았다. 40여년 전 우연히 외래진료에서결핵 흔적이 발견됐을 뿐, 다른 기저질환이 없었으나 무지외반증으로 입원했다가 뜻밖에 폐암이 발견된 것이다. 2기 폐암으로 최종 확진된 그는 지금 수술 후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폐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우리나라 폐암 조기 발견율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2019년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폐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6.7%로, 조기 발견해 치료할 경우 8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비교했을 때 다소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2019년 7월부터 만 54~74세까지의 장기 흡연자를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한 폐암 검진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는 지난해 총 3만6131건의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X선 검사에서 폐 이상 소견을 보인 건수는 401건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폐 섬유 석회화 225건 △염증성 침윤 62건 △늑막 비후 43건 △폐결절 32건 △기관지 확장증 16건 △결핵 6건 △무기폐 6건 △늑막 석회화 5건 △폐렴 4건 △거대세포 1건 △폐종양 1건 등이었다.

온종합병원 유홍 종합검진센터장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하는 데 효과적인 검사방법이므로, 격년제로 시행하는 국가무료검진은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X선 검사가 폐암 진단에 효과적인 이유는 비교적 검사가 간단하는 점이다. 간단한 절차로 진행돼, 환자에게 큰 불편을 주지 않는다. 검사 후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폐암의 조기 발견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또, X선 검사는 폐암뿐만 아니라 폐렴, 결핵, 기관지염 등 다양한 폐 질환을 진단할 수도 있다.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부작용이 적은데다, 인체에 무해한 수준의 방사선을 사용하므로 안전하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

유홍 센터장은 “이러한 장점들로 흉부 X선 검사는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의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X선 검사만으로 폐암을 확진할 수는 없으며,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폐CT검사 등 추가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흉부 X선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폐암 진단 도구로 폐에 종양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초기 단계의 작은 종양은 잘 발견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단 폐 이상 소견이 있으면 추가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통해 폐 내부를 더욱 상세히 관찰하는 게 바람직하다.

폐CT검사는 종양의 크기, 위치, 주변 조직과의 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폐암 검진에 유용하다. 특히, 저선량 흉부 CT 검사는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하면서 폐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로 폐암 고위험군에게 권장되고 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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