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9조원을 넘으며 4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교육비 지출은 1년 만에 2조원 이상 늘었다. 저출생으로 학생이 줄고 있지만,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9% 늘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핵심 과제였던 늘봄학교·방과후학교 참여율은 오히려 4.3% 떨어졌다. 우리 사회의 '학원 열풍'은 좀처럼 꺼지지 않는 모습이다.
애들은 줄었는데…사교육비 4년째 최고치 경신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보면 작년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약 2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1000억원(7.7%) 증가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학원 등이 문을 닫으며 19조원대까지 내려갔던 사교육비는 2021년 23조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4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은 513만명으로 전년(521만명)보다 1.5% 감소했는데도 사교육비 총액은 되레 늘었다.
학급별 지출은 초등학교 13조2000억원, 중학교 7조8000억원, 고등학교 8조1000억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1년 전보다 초등학교(6.5%), 중학교(9.5%), 고등학교(7.9%) 모두 증가했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과 주당 참여시간도 1년새 또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80.0%이고,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7.6시간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p, 0.3시간 증가했다.
학년별 사교육 참여율은 초등학교 2학년(90.4%), 중학교 1학년(80.0%), 고등학교 1학년(70.2%)에서 각각 가장 높았다.
참여 고등학생 월평균 사교육비 77만원
사교육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고등학교 77만2000원, 중학교 62만8000원, 초등학교 50만4000원 등이다. 평균은 59만2000원이다.
학년별로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초등학교 5학년(54만300원), 중학교 3학년(65만원), 고등학교 1학년(79만9000원)에서 각각 가장 많이 지출했다.
과목별로 영어, 수학에 대한 지출이 두드러졌다. 참여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영어 26만4000원, 수학 24만9000원, 국어 16만4000원, 사회·과학 14만6000원 순으로 지출이 많았다.
사교육 참여학생들은 주로 학원과 개인과외를 이용했다. 참여학생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학원수강 52만6000원, 개인과외 43만9000원 등이 많았다.
사교육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심화됐다.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경우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67만6000원이다. 사교육 참여율은 87.6%에 달해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경우 사교육비는 20만5000원으로, 사교육 참여율은 58.1%에 그쳤다.
초·중·고 늘봄·방과후학교 참여율 '뚝'
사교육비 지출은 계속 증가하고 늘봄학교·방과후학교 참여율은 오히려 줄면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늘봄학교는 방과 후 교육활동을 내실화하고 돌봄의 질을 높여 교육과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으로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작년 늘봄학교·방과후학교 참여율은 36.8%로 1년 전보다 4.3%p 줄었다. 고등학교(-5.6%p), 중학교(-5.4%p), 초등학교(-2.3%p) 모두 전년보다 감소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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