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조용한 럭셔리, 미니멀리즘이 지배하던 시대를 지나 봄·여름(SS) 시즌에는 다시 화려하고 과장된 패션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1960~1970년대 부유한 계층의 부르주아들을 상징하던 스타일이 현대적 해석을 거쳐 2025 SS시즌 런웨이에 등장했다. '네오 부르주아'라는 새로운 키워드와 함께 커다란 카라, 도트 패턴, 리본 디테일 등의 아이템들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960년대풍 '네오 부르주아' 유행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1970년대 부르주아 계층의 세련된 룩에서 영감을 받아 화려한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네오 부르주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목 주변을 리본이나 끈으로 감싸주는 타이(Tie) 블라우스, 푸시보우(Push bow) 블라우스와 소매를 풍성한 퍼프 디테일로 강조한 블라우스, 화려한 러플 스커트, 원피스 등이 대표적이다.
LF가 수입판매하는 프랑스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빠투(PATOU)'의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복고적 요소가 극대화된 '빅 카라' 재킷, '폴카 닷' 패턴 등이 두드러졌다. 1960~1970년대 아이코닉한 '사하리안(Saharienne)' 재킷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아우터, 드레스 등이 등장했고 '빅 카라'와 같은 과장된 디테일이 특히 돋보인다.
LF 관계자는 "봄이 오며 화사한 패션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경기가 어려운 불황일수록 사람들은 미래보다는 과거로 향수를 느끼며 패션에서도 과거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폴카 닷(Polka Dot)'은 더욱 크고 과감한 크기로 돌아오며 런웨이를 휩쓸었다. 빈티지하고 귀여운 느낌의 도트에서 벗어나 2025년의 도트는 대담하고 현대적인 스타일로 변모했다. 빠투, 발렌티노 등의 주요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의 런웨이뿐 아니라 아떼 바네사브루노와 같은 국내 액세서리 브랜드에서도 올해 봄·여름시즌 '폴카 닷' 패턴을 활용한 아이템들이 신제품으로 출시됐다.

■디자이너 브랜드도 신상품 활발
무신사가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29CM에서는 다양한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네오 부르주아 스타일의 봄 신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로 29CM가 이달 1~9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타이 블라우스 119% △프릴 원피스 259% △레이스 스커트 187% 등의 고풍스럽고 우아한 패션 상품 거래액이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네오 부르주아 룩의 핵심 아이템인 보타이 블라우스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다. 볼륨감 있는 소매에 흐르는 듯한 실루엣, 빈티지한 콩단추 디테일이 특징인 루에브르 타이 퍼프 슬리브 블라우스는 29CM에서 거래액이 이달 1~9일 전월 대비 254% 증가했다.

목둘레에 커다란 리본을 묶는 디자인의 '푸시 보우(Push bow)' 제품도 등장했다. 전면에 과감한 리본 디테일을 적용한 브랜드 론론이 출시한 리본 보우 블라우스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호쿠스포쿠스 롱 타이 셔츠는 타이를 탈부착할 수 있는 실용성을 더해 데일리 셔츠로도 연출할 수 있다. 특히 엠보싱 스트라이프 패턴으로 우아하고 레트로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레이스나 빈티지한 플라워, 도트 패턴을 적용한 원피스, 스커트도 네오 부르주아 트렌드를 대표하는 요소다. 생긴스튜디오가 출시한 밴딩 러플 도트 샤 스커트는 아방가르드한 실루엣에 도트 패턴과 프릴 디테일까지 더해져 로맨틱한 느낌을 강조했다.
29CM 관계자는 "지난해 미니멀하고 차분한 '드뮤어' 패션 스타일에서 벗어나 화려하고 과감한 네오 부르주아 룩이 올해 떠오르고 있다"라며 "하이웨이스트 플레어 팬츠와 보타이 실크 셔츠를 매치해 유행하는 네오 부르주아 룩을 적극적으로 도전해 보거나 기본 데님 팬츠나 심플한 펜슬 스커트 등 클래식한 아이템과 연출해 과하지 않은 한층 센스있는 데일리룩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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