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혁신·산업발전과 직결
국내 기업들 채용·육성 팔걷어
한국 '인재 집중도' 세계 3위
美 등 AI강국에 인력유출 우려
업계 "연구 이어가도록 지원을"
국내 기업들 채용·육성 팔걷어
한국 '인재 집중도' 세계 3위
美 등 AI강국에 인력유출 우려
업계 "연구 이어가도록 지원을"

인공지능(AI)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AI 전문성을 갖춘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채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었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신입 공채 채용에서도 AI 관련 분야 인재를 모집하는 상황이다. 다만 AI 전문 인재에 해외 빅테크들도 최대 연봉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재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 마련도 절실한 상황이다.
■크래프톤 "AI분야 두자릿수 모집"
1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네이버·LG CNS·크래프톤 등 국내 기업들은 상반기 공채를 시작하며 AI 관련 역량을 가진 인재 채용에 나섰다. AI 기술혁신으로 급변하는 구도에 대비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에서 인재를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인재 확보가 국내 AI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라고 판단한 기업들은 점점 더 규모를 늘리는 공격적인 채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개의 AI 관련 직군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번 신입사원 채용 중 AI 분야는 두자릿수 규모로 모집한다"며 "이는 지난해 대비 확장된 규모로, 엔비디아 및 오픈AI 협업 등 게임산업의 미래 혁신을 위한 각종 프로젝트에 참여할 AI 분야의 우수인력을 대폭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재 확보 문제는 단순 기업 차원을 넘어 AI 기술혁신과 산업 발전에도 직결되는 상황이라 기업들은 인재 채용은 물론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 교육 대상을 마이스터고 졸업생까지 확대했으며, 채용연계형 인턴제도와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자 특별채용 등을 통해 우수 기능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도 행정안전부와 함께 공공 AI 전문인재를 네이버가 자체 양성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유출되는 AI인재, "병특도 고려해야"
이런 기업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빅테크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우수 인재들을 빼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연구소'(HAI)가 지난해 발간한 'AI 인덱스 2024'에 따르면 한국의 AI 인재 집중도가 0.79%로 이스라엘(1.13%)과 싱가포르(0.88%) 다음으로 높았지만, 미국의 채용 플랫폼 '링크드인'에 등록된 국내 인구 1만명당 AI 인재 이동지표는 -0.3을 기록했다. AI 인재가 한국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미국 등 AI 강국으로 모든 자원과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인재유출 현상이 심해진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수인재가 지속해서 유출되면 장기적으로 국가 AI 기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해외로 유출된 AI 인재를 국내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지난달 국가AI위원회는 최고급 AI 인재 양성과 확보를 위해 '글로벌 AI챌린지(가칭)' 개최 계획을 발표하며, 이를 통해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와 인재유출 문제 해소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더불어 정치권에서도 병역특례 도입 등 제도 개선을 통해 AI 인재의 국내 잔류 및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경진 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은 "AI 기술인재 유치가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상황이라 해외에 뺏기지 않고 조기에 확보, 연구자에게 연속성을 줄 수 있는 병역특례도 필요하다"며 "국가가 인재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고급 인력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동유연성 확보, 외국인 인재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