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정부와 연관성 우려 속에 멜버른대 등 호주 6개 대학 공자학원 폐쇄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2 15:55

수정 2025.04.02 15:55

호주정부 공자학원 활용한 스파이 및 선전 활동 조사 강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영국 앤드루 왕자가 지난 2015년 10월22일 영국 런던의 공자학원을 방문해 1000번째 교실 개설을 축하하고 있다. 신화통신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영국 앤드루 왕자가 지난 2015년 10월22일 영국 런던의 공자학원을 방문해 1000번째 교실 개설을 축하하고 있다. 신화통신 뉴시스


[파이낸셜뉴스]멜버른 대학교 등 호주의 6개 주요 대학들이 최근 학교 캠퍼스 내 공자학원(CI)을 폐쇄했으며 이는 중국 공산당 등과의 관련성에 대한 우려에 따른 조치라고 BBC가 2일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 몇 년 동안 중국 정부가 선전과 스파이 활동을 위해 공자학원을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한 호주 연방 정부의 조사 강화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동안 호주 연방정부는 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공자학원의 호주 내 개설을 허용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었다.

또 공자학원을 운영하는 대학은 교육 내용에 대해 더 많은 투명성을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외국 영향 투명성 계획에 등록하도록 했다.

공자학원을 폐쇄한 6개 대학은 멜버른 대학교를 비롯해 퀸즐랜드 대학교(UQ), 서부호주대학교(UWA), 뉴사우스웨일즈대학교(UNSW), 로열 멜버른 공과대학교(RMIT) 등이다.



호주방송공사(ABC)는 이 같은 폐쇄 조치로 호주 대학에 다른 7곳의 공자학원이 남게 됐다고 전했다.

몇몇 대학은 공자학원과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한 혼란을 들었다. UNSW 대변인은 대학이 중국 연구에서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UQ 대변인은 공자학원이 2024년 12월 계약이 만료되면서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2007년 중국의 명문 난징대학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자학원을 설립했던 멜버른 대학은 대학 자체적으로 다양한 중국어와 아시아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어 공자학원과의 파트너십을 더 이상 갱신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BBC는 미국과 유럽의 일부 대학에서도 공자학원 폐쇄 결정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을 통해 첩보활동 및 교육 이외의 국가적 영향력 확대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RW)는 2019년 공자학원에 대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논의를 검열하는, 중국 정부의 연장선 위의 기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호주 ABC 방송은 공자학원의 자원봉사 교수직을 지원했던 사람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에 대한 정치적 충성도를 입증해야 지원이 가능했다"고 보도했다.
공자학원을 연구하는 플린더스 대학의 제프리 길 박사는 최근의 폐쇄에 대해 "놀랍지 않다. 외국의 간섭에 대한 우려가 폐쇄의 한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해외에서 중국어와 문화 강의를 제공하는 공자학원이 세계와의 우정을 강화하는 가교라고 주장하고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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