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토허제 지정 후 시장 관망세로

[파이낸셜뉴스] "시장 분위기요? 안 좋죠. 그냥 조용해요. 나왔던 매물도 들어가고 사겠다는 문의도 없어요. 6월 대선 이후 정부 정책이 달라질 수 있으니 상황 봐가며 움직일 것 같아요."(반포동 A공인중개사)
서울시가 지난달 19일 강남 3구와 용산구 아파트 약 40만가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한 이후 신규로 규제 지역에 포함된 반포동의 아파트 거래가 뚝 끊겼다. 토허제와 더불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선거가 임박하면서 관망하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규제가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반포동 아파트 매매 거래는 0건이다. 잠실 등에서 반포로 이동하는 '상급지 갈아타기'가 어려워진 데다 집주인들도 급하게 팔지는 않겠다는 심리가 지배적이다.
래미안원베일리와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원펜타스 등 매매 수요가 몰렸던 반포동 대장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잠실 쪽 거주자들의 매수 문의가 꽤 있었는데 토허제 이후로 조용하다"며 "아무나 못 사기도 하고, 팔려는 사람도 시세가 더 오를 거라 생각해 매물을 거뒀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월 12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이후 39일간 '잠삼대청'의 아파트 거래량이 257% 증가하며 이들 지역에서 신고가가 쏟아졌다.

총 거래건수는 353건으로, 직전 39일(1월 4일∼2월 11일)의 거래량인 99건 대비 256.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4559건에서 9665건으로 112.0% 늘어난 것과 비교해도 한참을 웃도는 수치다. 이 시점에 반포동 대장아파트는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며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아크로리버파크 154㎡가 지난 2월 25일 100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고, 이보다 앞선 2월 17일에는 같은 평형이 85억원에 거래됐다. 불과 8일 만에 15억원이 올랐다.
래미안원베일리도 2월 25일 133㎡가 95억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찍었다. 직전 거래는 같은달 13일 80억원에 거래됐고, '잠실대청'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전 시점 기준으로는 같은 평형이 2024년 12월 84억원에 거래됐다.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서울시가 규제를 해제했다가 번복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 있냐"며 "대선 이후 조기 해제 가능성도 점치면서 다들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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