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은 오직 "이강인 해줘"… 잔디 내리친 에이스에 팬들은 "잘했어" 응원 릴레이 [2026 월드컵]
수비 진영까지 내려와 나 홀로 볼 배급… 홀로 빛난 '처절한 고군분투'
종료 휘슬 울리자 주먹으로 잔디 내리쳐… "내 실력 부족했다"
"독박 축구 뛴 네 잘못 아니다" 축구 팬들 절대적 지지
[파이낸셜뉴스] 그야말로 처절하고도 외로운 싸움이었다. 동료들의 발이 그라운드에 묶여있을 때, 홀로 수비 진영까지 뛰어 내려와 공을 운반하고 공격의 활로를 뚫기 위해 몸을 던졌다.
0-1 충격패라는 씁쓸한 결과 속에서도, 축구 팬들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만큼은 질책 대신 뜨거운 위로와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5일(한국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자력 32강 진출이 무산된 채 타 구장의 기적만을 바라봐야 하는 처참한 상황.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강인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홀로 그라운드를 맴돌다, 이내 억눌러왔던 감정을 터뜨리듯 주먹으로 잔디를 강하게 내리쳤다.
경기를 지켜본 팬들의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준 그의 '독박 축구'였다.
이날 대표팀의 전술은 사실상 '이강인 해줘'에 가까웠다. 중원에서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실종되자, 이강인은 측면과 중앙, 심지어 최후방 수비 라인까지 직접 내려와 볼을 배급해야만 했다. 3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그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온전히 홀로 짊어진 채 90분 내내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스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혹독한 '자기반성'이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선 이강인은 벼랑 끝에 몰린 현실에 참담해하며 "전적으로 내 실력이 부족했던 탓"이라고 자책했다.
이어 "축구 팬들께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며칠 뒤 기적처럼 한 번 더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뼈저린 반성을 거름 삼아 두 번 다시 이런 아픔을 반복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팬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졸전을 펼친 대표팀 전체를 향해 싸늘한 비판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이강인 관련 기사와 커뮤니티에는 절대적인 지지와 위로의 물결이 일고 있다.
온라인상에는 "공이 안 와서 직접 수비까지 내려가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며 다 뛰었다. 강인이 잘못은 단 1%도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진정한 국가대표였다" 등 그의 고군분투를 인정하는 반응이 쇄도하고 있다.
자력 진출의 희망은 꺼졌지만, 한국 축구의 심장 이강인이 보여준 투혼과 책임감은 멕시코의 밤하늘 아래서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하게 빛났다.
이제 남은 것은 그가 말한 '행운'이 32강이라는 기적의 문을 열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팬들의 기도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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