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 무릎 꿇은 사령탑과 부둥켜안은 선수들… 韓 배구, 디펜딩 챔피언 꺾고 첫 결승행
'블로킹 3·서브 3' 신호진 26점 맹폭… 디펜딩 챔피언 무너뜨린 압도적 화력
촘촘한 블로킹과 날카로운 중앙 속공… 라미레스 감독의 완벽한 전술 승리
코트에 무릎 꿇은 사령탑의 뭉클한 포옹… 사상 첫 결승, 이제 우승컵 노린다
[파이낸셜뉴스] 한국 남자배구가 디펜딩 챔피언을 무너뜨리고 사상 첫 결승 무대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내듯 코트에 무릎을 꿇은 사령탑과, 그에게 달려가 안긴 선수들이 연출한 뜨거운 명승부였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인도 아메다바드 비어 사바르카르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2026 아시아배구연맹(AVC) 네이션스컵 준결승전에서 '전년도 우승팀' 바레인을 세트 스코어 3-1(25-23 25-22 23-25 25-20)로 완파했다.
이날 승리로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 랭킹 24위를 굳건히 사수한 한국은 대회 창설 이래 처음으로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며 아시아 배구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단연 아포짓 스파이커 신호진이었다. 그는 블로킹 3개와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26득점을 쏟아부으며 바레인의 코트를 폭격했다. 여기에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이 20점, 임재영이 12점으로 뒤를 든든히 받치며 막강한 삼각편대의 위력을 과시했다.
라미레스 감독의 맞춤형 전술도 완벽하게 맞아떨어졌다. 한국은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촘촘한 유효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박창성을 필두로 한 허를 찌르는 중앙 속공을 적극 활용하며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었다.
승부처였던 4세트, 23-20 상황에서 정한용의 강타로 매치 포인트를 만든 한국은 임재영의 짜릿한 벼락같은 후위 공격으로 길었던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득점이 터지는 순간, 벤치를 지키며 극심한 중압감을 견뎌낸 라미레스 감독은 코트에 무릎을 꿇으며 벅찬 감정을 쏟아냈다. 매치 포인트를 책임진 임재영이 가장 먼저 달려가 감독과 뜨겁게 포옹하며 코트는 환희와 감동으로 물들었다.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쓴 한국은 28일 오후 10시 30분, 인도-인도네시아 경기의 승자를 상대로 대망의 우승 트로피를 향한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벼랑 끝에서 살아나 디펜딩 챔피언마저 집어삼킨 라미레스호의 기세라면, 사상 첫 우승이라는 대업도 결코 꿈이 아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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