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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께 진심으로 죄송"… '34위 추락' 홍명보 감독, 결국 지휘봉 내려놨다 [2026 월드컵]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29일 멕시코 캠프서 긴급 회견… "대표팀 감독 자리 내려놓겠다"
무전술, 선수기용 논란에 "늘 한국 축구가 판단의 기준이었다"
시작부터 불공정 선임 논란… 34위 역대급 참사 안고 불명예 퇴진
2014년 이어 두 번째 실패도 '비참한 새드엔딩'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인사하고 있다.뉴스1

[파이낸셜뉴스] 매서운 여론 앞에서도 꿋꿋하게 버텼지만, 냉혹한 성적표가 떨어진 순간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라는 뼈아픈 참사를 빚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결국 실패의 책임을 모두 떠안고 쓸쓸히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한국 축구의 조별리그 탈락이 최종 확정된 지 하루 만인 29일(한국시간) 오전, 홍 감독은 멕시코 사포판에 위치한 대표팀 베이스캠프(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 앞에 서서 전격적인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연 홍 감독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오늘부로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비록 직은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저버린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훗날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듬뿍 받는 팀으로 성장하기를 밖에서 진심으로 응원하겠다"며 무거운 작별 인사를 남겼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무전술 논란과 선수 기용 방식에 대한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만의 확고했던 철학을 항변했다.

홍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저는 늘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선수를 선택할 때도,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만큼은 놓지 않았다"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는 "물론 모든 판단이 늘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다. 하지만 제 모든 판단의 기준만큼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고 단호하게 강조했다.

당초 홍 감독의 공식 임기는 2027년 1월 예정된 아시안컵까지였다. 하지만 48개국으로 대폭 확대된 이번 월드컵에서 32강 토너먼트조차 밟아보지 못한 최악의 굴욕 속에, 그는 잔여 임기를 반년가량 남겨둔 채 조기 퇴진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시간) 오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에 속했던 한국은 1승 2패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조 3위에 그쳤다. 체코를 2-1로 잡으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멕시코(0-1 패)와 최약체 남아프리카공화국(0-1 패)에 연이어 무릎을 꿇으며 스스로 무덤을 팠다. 결국 각 조 3위 간의 피 말리는 경쟁에서도 10위로 밀려나며 최종 순위 34위로 대회를 허무하게 마감했다.

홍 감독 개인으로서도 뼈아픈 역사의 반복이다. 지난 2014년 브라질 대회 당시 1무 2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쥐고 사령탑에서 물러났던 그는, 역대 최초로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고 두 번의 월드컵 무대를 밟았으나 두 번 모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잔인한 결말을 피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 치바스 바예 베르데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뉴스1

돌아보면 출발부터 순탄치 않은 가시밭길이었다.
지난 2024년 7월 지휘봉을 잡는 과정에서 불공정 내정 논란이 불거졌고, 성난 축구 팬들의 보이콧은 물론 국회 현안 질의에까지 증인으로 불려 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싸늘한 여론 속에서도 아시아 최종예선을 무패(6승 4무)로 통과하며 뚝심을 보였지만, 본선 직전 브라질(0-5), 코트디부아르(0-4)와의 평가전 대패로 흔들린 경기력은 끝내 본선 무대의 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선수와 코치, 그리고 감독으로서 무려 일곱 번이나 월드컵 그라운드를 누볐던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한국 축구의 찬란했던 영광을 함께했던 전설은, 역대 최악의 성적표와 성난 민심을 뒤로한 채 멕시코의 하늘 아래서 가장 비참하고 씁쓸한 퇴장을 맞이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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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월드컵 #자진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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