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화제의 법조인] 도산 전문 홍성준 변호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03 17:54

수정 2010.10.03 17:54

“파산한 기업이 회사 임직원들의 열정과 투자자들의 과감한 지원, 법원 협력으로 다시 일어설 때 도산 전문변호사로서 더없는 보람을 느낀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로 명성을 떨치다 도산 전문변호사로 변신한 법무법인 지평지성 홍성준 파트너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는 “판사는 판단자로 담당 사건마다 에너지를 집중해 고민하지만 변호사는 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도전적인 일들을 해볼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7년 서울중앙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입문한 홍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 춘천지법을 거쳐 2004년부터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판사로 경험을 쌓은 뒤 2008년부터 변호사로 전환했다.

판사 시절 국제거래, 상사, 조세, 노동산재, 토지수용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했지만 결국 도산 분야를 전문으로 택하게 된 것은 파산부 판사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홍 변호사는 “파산부 판사를 맡으면서 비법률적 분야에 대한 중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게 됐다”며 “기업 운영이나 인수합병(M&A) 관련 현상을 이해하려면 경영학 지식 또는 회계 이해, 무엇보다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회사원’에 대한 인간적 이해를 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은 일반 재판 업무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파산부 판사 시절 그는 진로, 동아건설, 일화 등 굵직한 기업 회생사건을 맡아 ‘판사 최고경영자(CEO)’ 등으로 이름을 높였다. 그가 담당한 사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은 사건은 단연 진로 M&A건. 당시 진로는 막대한 부채로 법정에 갔지만 국내 소주시장 점유율 1위, 영업이익 연 2500억원 수준의 우량기업으로, 입찰서만 14상자 분량에 달하는 등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홍 변호사는 입찰서를 검토하기 위해 무작위로 상자를 뜯었는데 첫번째로 손에 잡힌 것이 진로를 인수한 하이트 컨소시엄이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길지 않은 파산부 생활이었으나 홍 변호사를 거쳐 회생한 기업은 적지 않다. ‘맥콜’이라는 음료수로 유명한 일화 회생사건도 홍 변호사의 손을 거쳤고 5년 이상 파산절차에 묶여 있던 동아건설의 극적인 제3자 M&A 사건도 있었다.

홍 변호사는 “파산 상태였던 동아건설이 M&A를 통해 정상기업으로 돌아온 매우 이례적 사건으로, 당분간 비슷한 유형의 사건은 찾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호사 개업 후 담당한 것은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 사건이 있다. 통상 법정관리 신청 후 M&A가 진행되는 것과 반대로 인수 상대방을 비롯한 모든 절차를 마친 뒤 사실상 법원 승인만 거친 특이한 사례다. 홍 변호사는 “1년 전 사전 M&A 당시 임직원 수 3∼4명에 자금이 수백만원에 불과한 회사였는데 회생 절차를 모두 마친 지난달 상업운항을 재개했다”며 “임직원의 회사에 대한 열정, 투자자의 결정, 법원의 협력으로 무너졌던 사업을 다시 세웠다는 점에서 도산 전문변호사가 사회에 무엇인가 기여한 것 같아 보람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yjjoe@fnnews.com조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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