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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열전] ‘상속자들앓이’ 로맨틱 코미디의 대모 김은숙 작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2.12 08:24

수정 2013.12.12 08:24



요즘 드라마를 선택하는데 출연 배우 못지않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작가다.

일명 스타작가라고 불리는 작가들이 생겨나면서 그들의 드라마라면 믿고 보는 고정 시청 층이 생겨났다.

연예인의 팬클럽만큼 그들을 지지하고 따르는 스타작가의 팬들을 위해 스타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파헤쳐 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작가열전의 두 번째 주인공은 전국을 ‘상속자들앓이’로 만들어 버린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이하 상속자들)의 김은숙 작가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대모라고 불리는 김은숙 작가는 1973년 생으로 만 40세의 여자 드라마 작가다.
SBS 주말드라마 ‘태양의 남쪽’을 공동 집필하며 데뷔해 올해로 10년차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으며 ‘태양의 작가’를 공동 집필한 강은정 작가와는 동문이다. 후에 강은정 작가와 ‘파리의 연인’을 또 한 번 공동 집필하며 스타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공동 집필을 포함 최근 방영 중인 ‘상속자들’까지 총 9편을 집필했으며, 대표작인 ‘파리의 연인’은 최고 시청률 57.6%라는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김은숙 작가를 상징하는 것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매 작품마다 각종 유행어를 제조해 내며 인기를 끌어왔다.

‘파리의 연인’에서는 박신양(한기주 역)의 “애기야, 가자”, 이동건(윤수혁 역)의 “내 안에 너 있다” 등이, ‘시크릿 가든’에서는 현빈(김주원 역)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등이 유행했다.

또한 주인공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말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라하의 연인’에서 김주혁(최상현 역)은 “언니 눈에 하트가 막 떠 있거든”과 같은 ‘~거든체’를, ‘신사의 품격’ 속 장동건(김도진 분)은 “합의는 없던 걸로”와 같은 ‘~걸로체’를 사용하며 화제를 모아왔다.

현재 방영 중인 ‘상속자들’ 속 이민호(김탄 역) 역시 “나 너 좋아하냐”와 같은 ‘~하냐체’를 사용하며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이렇듯 김은숙 작가는 일명 ‘대사발’이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위트 있는 대사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는 작가로 유명하다. 거기에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와 드라마의 세련됨이 그녀의 드라마에 빠지게 만드는 요소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라고 호평만 듣는 것은 아니다. 자기 복제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비슷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과 결국에는 연애 스토리로 귀결되는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는 부분이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신데렐라 스토리를 표방한다. ‘파리의 연인’ 강태영(김정은 분)과 ‘시크릿 가든’ 길라임(하지원 분), ‘상속자들’ 차은상(박신혜 분)이 그렇다. 재벌가 남자를 만나 신분이 상승하는 가난한 여주인공. ‘프라하의 연인’의 최상현(김주혁 분) 역시 남녀의 위치가 바뀌었을 뿐 같은 맥락이었다.



그리고 신데렐라 스토리에 원 플러스 원(1+1)으로 쫓아다니는 그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 빈부격차, 부모님의 반대, 문제를 극복하며 단단해지는 사랑 등의 요소들은 자기 복제라는 평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결국은 연애 스토리라는 아쉬움은 연인 3부작을 마치고 돌아온 김은숙 작가의 ‘온에어’에서 나타났다. 그녀는 배우, 매니저, 드라마PD, 드라마작가라는 생소한 직업군의 주인공들을 내세워 새로움을 꾀하는 듯 했으나 결론적으로는 연애 스토리로 드라마가 귀결되는 아쉬운 결말을 이끌어 냈다.

물론 그 다음 작품인 ‘시티홀’에서는 전작의 문제점을 극복하듯 정치라는 배경과 연애라는 스토리의 균형을 맞춰나가 작가의 필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긴 했다. 그러나 정치라는 배경 덕인지 시청자들에게 전작들에 비해 큰 사랑을 받지 못하며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후속작 ‘시크릿 가든’을 통해 김은숙 작가는 다시 한 번 활짝 웃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신데렐라 스토리와 상황들은 비슷했지만, 남녀 주인공의 영혼이 바뀐다는 판타지적 요소를 넣은 해당 작품을 통해 38.6%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후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장동건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신사의 품격’은 중년들의 로맨스를 로맨틱하게 그리며 사랑을 받았으며, ‘상속자들’은 주인공들의 연령층을 대폭 낮춰 10대들의 로맨스를 그리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대모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그동안 김은숙 작가는 ‘온에어’와 ‘신사의 품격’을 제외하고 매년 작품을 발표해 왔으며, 작품의 방영횟수는 대체적으로 인기의 여부와 상관없이 20부작을 넘지 않았다.

또한 주말 드라마와 수목 드라마만을 집필해 온 것도 특징적이며, 오로지 SBS에서만 드라마를 방영했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상속자들’의 종영이 코앞이다. 대체적으로 매년 작품을 발표해오던 김은숙 작가가 2014년에는 어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가 김은숙 작가를 대하는 데 필요한 자세

1. 대리만족 하다 연애를 못할 수 있으니 끊임없이 현실을 세뇌시켜야 한다.

2. 드라마 주인공이 하는 대사를 따라했다가는 닭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3. 나도 신데렐라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갖지 말아야 한다.


4. 매력적인 서브 남자 주인공에게 빠져 여자 주인공과 이루어질 거라는 희망을 가졌다가는 실망한다.

5. 명품 OST 들으며 감정이입하면 폭풍 눈물을 흘릴 수 있으니 혼자 있을 때 들어라.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ladydodo@starnnews.com도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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