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양심 있는 사람 안타깝다"..노회찬 투신에 주민 및 지지자 '침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3 14:55

수정 2018.07.23 16:59

드루킹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한 사고현장에 경찰관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드루킹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한 사고현장에 경찰관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23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모 아파트 17~18층 계단에는 고요한 정적만 흘렀다. 폴리스라인에 경찰관 한 명이 현장 보존을 위해 서 있을 뿐 지나는 사람은 없었다. 취재진만 좁은 계단 틈으로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투신한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모였다.

노 의원이 투신한 계단 창문은 여전히 열려있었다. 창문은 가로 50cm 세로 1m 크기였다.

사람 한 명 겨우 들어갈만한 크기에 불과했다. 작은 창문으로 몸을 구겨넣어야만 뛰어내릴 수 있는 구조였다.

■"양심 있는 사람, 너무 안타깝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노 의원은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전 9시38분 출근시간이 지나 오가는 사람도 없을 때였다.

계단에서는 노 의원이 평소 입던 외투가 발견됐다. 경찰은 외투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자필 메모를 찾아냈다. 유서에는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불법 청탁과는 무관하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 글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40대로 추정되는 한 아파트 주민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현장을 지켜보았다. 한 60대 주민은 “수백억 원을 (부정하게) 받고도 살아있는 사람도 있는데 양심 있는 사람은 죽으니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 의원 지인도 급히 현장을 찾았다. 노 의원과 함께 노동운동을 했다는 임영탁씨(59)는 “지난달에 마지막으로 노 의원님을 봤다. 생각지도 못했다”며 “노 의원 동생과 연락이 닿아 급하게 오게 됐는데 저도 집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동생이 울고 있다”고 전했다.

임씨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노 의원이 평소 거주하는 곳이 아닌, 모친과 형제들이 사는 곳이다. 노 의원은 이날 아침 가족을 만나지 않은 채 곧바로 투신 장소로 이동했다고 한다. 전화통화도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투신 경위 등 수사
노 의원을 최초로 발견한 건 아파트 경비원이었다.

추락지점에서 2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재활용 분리수거를 하던 경비원 김모씨가 무언가 ‘쿵’하는 소리를 들었다. 김씨는 “소리를 듣고 가보니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며 “일한지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아 노회찬 의원이 사는 줄도 몰랐다. (떨어진 사람이) 노 의원인지 몰랐다”고 했다. 노 의원은 이미 땅바닥에 엎드려 사망한 채였다.

경찰은 낮 12시25분부터 12시50분까지 현장 1차검안을 실시했다. 투신자가 노 의원으로 확인되자 인근 병원으로 시신을 후송했다.
현장 검안이 끝난 뒤 시신 위에 덮었던 천막을 걷어내고 물로 바닥을 빗질했다. 현재 정확한 유서 내용은 유족들의 반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노 의원의 유서 등을 토대로 최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특검 수사를 받아 온 게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투신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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