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보상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굿모닝’이 지난 7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안부 인사와 함께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씨앗’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담았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인다.
‘굿모닝’을 출시한 마이크레딧체인(MCC)은 핀테크 플랫폼 회사인 핑거의 사내벤처로 출발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수집 및 유통 전문기업이다. MCC는 ‘굿모닝’을 시작으로 개인정보의 통제권을 개인에게 돌려준다는 비전을 하나씩 현실화하겠다는 각오다.
21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만난 김우식 MCC 대표는 ‘굿모닝’ 서비스에 동남아시아 국가, 특히 인도네시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굿모닝 서비스를 앞두고 사전예약자를 모집했는데, 인도네시아에서만 23만명의 예약자가 몰렸다”며 “별다른 홍보활동없이 모인 숫자로, 연내 30만명에서 50만명까지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좋아요 누르면 암호화폐 받는 ‘굿모닝’, 올 상반기 그랜드 오픈
‘굿모닝’은 MCC의 비전인 개인정보 관련 사업을 위한 전초기지 개념이다. ‘굿모닝’에 모인 이용자들간의 관계에서 의미있는 데이터를 확보한 뒤, 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용자들은 데이터 제공에 동의할 경우, 정보제공에 대한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다. 이 회사는 SNS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서울대 산업수학센터와도 협력중이다.
김 대표는 “예전 회사에서 업무일지를 쓰면서 직원들에게 고마운 일을 해준 사람들에게 ‘씨앗’이라는 선물을 하나씩 주도록 했었다”며 “원래 의도는 업무일지를 잘 쓰게 하려는 의도로 시작했는데, 이 데이터가 쌓이다보니 유의미한 자료가 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굿모닝의 설계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굿모닝은 이런 씨앗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이용자의 행동패턴과 저축, 소비습관 등의 데이터를 뽑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MCC는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 ‘굿모닝’의 그랜드오픈 시점을 올 상반기로 결정했다. 본격적인 홍보 마케팅에 나서서 ‘굿모닝’ 이용자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회사 측은 인도네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 기업 3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굿모닝’ 알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의 규제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해외 국가를 먼저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인니서만 예약가입자 23만명… 인니 ‘국민 앱’ 목표
먼저 인도네시아 PC방 관리프로그램의 65%를 확보하고 있는 ‘에핀’과 21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게임퍼블리싱 포털 ‘인도플레이닷컴’과 협력한다. MCC토큰을 PC방 결제수단뿐 아니라 게임, 쇼핑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굿모닝’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쌓인 씨앗을 MCC토큰으로 바꿔 인도네시아에서 PC방 이용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멕시코와 페루를 중심으로 남미 11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남미 역시 PC카페 등에서 지불수단으로 활용되고 다양한 포인트나 캐시등이 MCC코인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CC가 동남아시아와 남미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 지역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제대로 된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인구의 60% 정도가 은행 계좌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빈틈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굿모닝’ 사용자가 많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암호화폐 활용처가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보유자들만 사용하는 죽은 앱이 되지 않으려면 MCC토큰이 다양한 곳에 활용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라는 주홍글씨, 사업제휴도 갑자기 불발돼”
활용처를 늘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업과의 제휴가 필수다. 그런데, 제휴를 추진하다보면 블록체인-암호화폐 관련 사업이라는 것이 발목을 잡는다. 정부의 부정적인 시선 때문이다.
실제로 MCC는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여러 사업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김 대표는 “굿모닝 서비스는 좋은데 암호화폐를 쓰기 때문에 제휴를 맺기 어렵고, 금융기관 등 제도권 혜택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암호화폐라고만 하면 주홍글씨를 찍는 사회적 분위기이고, 특히 대기업들과는 긍정적으로 얘기하다가도 제휴가 갑자기 불발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런 분위기가 일시에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정부가 최소한의 규정만 제대로 만들어도 그 규정을 지키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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