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주총회의서 후계구도 쐐기.. 자인, 現 버크셔 보험부문 운영
에이블은 비보험 부문 책임맡아.. 최근 아마존 투자 사실도 공개
에이블은 비보험 부문 책임맡아.. 최근 아마존 투자 사실도 공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자신의 후계자로 고려 중인 아지트 자인과 그레그 에이블을 연례 주주총회 자리에 세웠다. 주주들의 질문 여러 개를 이들이 답변하도록 했다. 자인과 에이블을 사실상의 후계자로 못박은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버핏은 4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 본사가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유명한 연례 주총을 열고 이 같은 후계구도가 확정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투자회사 버크셔의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이고 최고투자책임자(CIO)이기도 한 버핏은 이날 주총에서 이들을 무대에 세우고 버크셔 회사 활동과 관련한 주주들의 질문 일부도 자신을 대신해 이들에게 답변토록 했다. 공식석상에서 거의 않았던 자인과 에이블이 질문을 받게 되자 주주들은 미래 버크셔를 책임질지도 모르는 이들로부터 더 많은 말들을 끌어내기 위해 질문들을 쏟아냈다.
올해 88세인 버핏의 사후 승계는 전 세계 재계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지 오래로 여전히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
버핏이 50여년 전 오마하에서 투자회사를 만들어 세계 최대기업 가운데 하나로 끌어올리고, 주주들에게는 배당과 주가상승을 통해 막대한 투자수익을 안겨주면서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터라 버크셔 연례 주총은 늘 큰 관심을 받아왔다.
매년 주총에서는 누가 '오마하의 현인' 전설을 이어갈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올해에는 최근 들어 버핏이 고령으로 인해 투자감각을 잃은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후계구도가 공식화할 가능성이 예상돼왔다. 버크셔 주가는 지난 10년간 259% 올라 314% 상승률을 기록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상승폭에도 못미쳤다. S&P500지수가 뉴욕시황을 대표한다고 보면 버핏이 주요 투자를 결정하는 버크셔의 실적이 이전만 못하고 이 때문에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음을 시사한다.
버핏은 그러나 이날도 후계구도 공식화를 피한 채 유력 후보군을 재신임하는 선에서 그쳤다. 대신 그는 찰리 멍거 부회장과 함께 수시간에 걸친 주주 질의응답을 통해 에이블과 자인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은 미래의 버크셔에 대해 자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버핏은 "버크셔가 S&P500 실적을 상회하는지 어떤지는 알지 못한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도) 우리가 우리 자신의 돈을 다루듯 주주들의 돈도 똑같은 방식으로 다룰 것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레그(에이블)와 아지트(자인)보다 더 나은 운영책임자를 가질 수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자인은 현재 버크셔의 보험부문 운영을, 에이블은 비보험부문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 버핏은 또 자신과 멍거 부회장이 아마도 앞으로도 에이블, 자인과 함께 연례 주총에 오를 것이라고 말해 지금으로서는 이 둘이 최종 후보자들로, 이 가운데 한 명이 회장을, 다른 한 명은 부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날 주총장은 4만여명이 몰려 가득찼다. 인구 40만명의 작은 도시에 엄청난 인파가 몰린 것이다. 주주들은 불과 이틀 전 버핏이 아마존에 투자한 사실을 공개한 탓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버핏은 주총에서 "통계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은행종목과 아마존을 매입하는 것은 동일한 것"이라며 "가치투자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CNN 기자에게는 "할 수만 있다면 제프 베이조스의 피를 수혈받을 것"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아마존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버핏은 2016년부터 투자한 애플에 대해서도 "지분을 보유하는 게 매우 좋다"고 언급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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