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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장지혜 작가께 사과, 두 가지 잘못 저질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21 15:12

수정 2019.10.21 15:28

블랙리스트 사과 과정에서 오류 범했다
국립극단 "장지혜 작가께 사과, 두 가지 잘못 저질러"


[파이낸셜뉴스] 국립극단이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날아가 버린 새’의 장지혜 작가에게 사과했다.

블랙리스트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과정에서 장 작가가 누락된 것을 확인하고, 21일 “뒤늦은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자 작가님과 수차례 협의를 거쳐 작성한 사과문을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공식 SNS채널을 통해 발표한다”고 밝혔다.

국립극단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도화선이 된 ‘개구리’(아리스토파네스 원작, 극본.연출 박근형)를 비롯한 여러 작품에 걸쳐 지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따른 예술가 차별과 배제를 직접 실행했다.

이에 2018년 5월 14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국립극단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피해자께도 직접 사과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사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커다란 오류를 범했다.
블랙리스트로 지목돼 작품과 공연에서 배제된 예술가 뿐 아니라, 그와 함께 작업한 예술가 역시 자동적으로 배제됐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날아가 버린 새’의 장지혜 작가가 그 예다. 국립극단은 2015년 상반기 ‘특정 연출가 및 단체(블랙리스트)를 배제하라’는 문체부의 지시에 따라 ‘젊은연출가전’에 섭외하려던 전인철 연출가를 배제했다. 이어 국립극단 산하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에서 추진하던 작품개발사업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에서는 장지혜 작, 전인철 연출의 ‘날아가 버린 새’를 배제했다.


국립극단은 “국립극단이 장지혜 작가님께 두 가지 잘못을 저질렀다”며 “첫 번째 잘못은 2015년 국립극단의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서 ‘날아가 버린 새’가 공연배제 됨으로써 전인철 연출가와 동일한 피해를 입게 한 것”이라고 꼽았다.

“두 번째 잘못은 이후 발표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백서’를 통해 ‘장지혜 작・전인철 연출의 ‘날아가 버린 새’가 전인철 연출가가 블랙리스트여서 배제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는 결론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인 장지혜 작가님께 아무런 합당한 사죄의 뜻을 직접 표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극단은 "장지혜 작가님은 이렇듯 두 번에 걸친 국립의 잘못 때문에 두 배로 큰 상처와 아픔을 느꼈을 것"이라며 "이 모두가 국립극단의 과오이고 불찰”이라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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