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크리스토퍼 스마트 베어링자산운용 대표(사진)는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시장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글로벌 경제 성장의 가장 믿을 만한 동력인 미국 소비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업률은 3.5%에 불과하고, 임금은 연 3.1%씩 상승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소비는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는 훨씬 복잡해보인다는 평가다. 스마트 대표는 "경기 사이클은 여전히 후기 국면에 있다. 레버리지는 높아지고 있고, 마진의 하락 압력이 높으며,기업이익 전망치 또한 부진한 편"이라며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이며, 일부 신용기준은 취약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의 완화정책 및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경기침체 지연 효과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현재 투자자들이 직면해 있는 문제는 통상적인 경기둔화 문제보다 복잡다단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 새로운 십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글로벌 변화 트렌드를 고찰해 볼 때, 2020년대는 포퓰리즘의 본격화 및 기술혁신, 그리고 기후 변화의 시대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스마트 대표는 "현재와 같은 글로벌 저성장 및 저조한 투자 수익률이 지속될 경우, 최근 확산되는 정치적 포퓰리즘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며 "국가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움직임은 복잡한 뿌리를 갖고 있지만,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국내외로 다른 이들이 부당하게 부를 누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포퓰리즘은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투자에 있어 문제는 포퓰리즘이 공정무역, 공정경쟁, 공정임금 등의 이슈를 제기하며, 보수 및 진보를 막론하고 각국 정부의 시장 개입을 조장한다는 점이라는 분석이다.
스마트 대표는 "미국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무기로 이미 글로벌 무역체제의 재편에 나섰으며,누가 차기 대통령이 되든 관세 위협 없이 중국 보조금 문제의 해결은 어려울 것"이라며 "미 공화당 및 민주당 모두 대형 IT 기업 규모와 시장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며,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불평등 문제는 정치적 논쟁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십년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변화 트렌드를 고찰해 볼 때, 2020년대는 포퓰리즘의 본격화 및 기술 혁신, 그리고 기후 변화의 시대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와 같은 글로벌 저성장 및 저조한 투자 수익률이 지속될 경우, 최근 확산되는 정치적 포퓰리즘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급속한 기술 혁신은 이러한 변화 추세를 더욱 촉진시켜 전통적인 사업모델의 변화 및 일자리 감소를 초래할 것이고,시민과 국가 사이의 힘의 균형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강력한 분석툴을 기반으로기업들이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 니즈를 예측할 수 있게 되면서 광업 및 헬스케어,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현실이다.
스마트 대표는 "이와 같은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개인정보 보호 및 사이버 네트워크 보안 강화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 정부의 경우 다른 정치 체제 등의 이유로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보다 소극적인 관계로 해당 이슈들을 풀어나가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는 여전히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거리이나,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의사 결정에 급속도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산불 및 폭풍, 홍수 원인에 대해 자세한 사항을 본 자료에서 논할 필요는 없겠지만,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가격 변화는 투자자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산불 취약 지역의 보험료 상승, 홍수 위험 증가 지역의 토지 가격 하락, 화석 연료 대비 신재생 에너지의 비용 변화 등은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스마트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는 탄소 배출에 대한 정부규제 및 사회적 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관련 비용 증가가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포퓰리즘 및 기술혁신, 그리고 기후의 변화가 당장 올해 또는 내년 수익률을 크게 좌우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2020년대를 관통하는 투자의 지평은 오늘날과 비교해 사뭇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bjw@fnnews.com 배지원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