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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 아니야?".. 손 없는 날, 이사 하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7.09 07:35

수정 2020.07.09 07:34

'손 없는 날'은 '귀신 없는 날'이라는 뜻... 음력 날짜 끝자리 9, 10일 기준
삼국시대부터 내려오는 '손 없는 날'.. 오늘날에도 이사비용 등 영향 여전해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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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신으로 치부받기도 하지만 ‘손 없는 날’은 여전히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한국민족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손 없는 날’에서 ‘손’은 방위를 따라다니며 인간 생활의 영향을 주는 귀신이다. '손'이라는 이름은 중국 팔괘 중 하나인 '손괘'에서 유래했다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인도 불교의 일파인 밀교(密敎)에 따르면 손은 음력 1일, 동쪽을 시작으로 매일 시계방향으로 이동하며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손이 날짜에 따라 이동하는 방향은 다음과 같이 전해진다.


음력 기준 (날짜 끝자리 / 방위)

1일 동쪽 / 2일 남동쪽
3일 남쪽 / 4일 남서쪽
5일 서쪽 / 6일 북서쪽
7일 북쪽 / 8일 북동쪽

9, 10일 : 손 없는 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손 없는 날’은 음력을 기준으로 날짜 끝 자리가 9, 0으로 끝나는 날이다. 이 날에는 손이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민간에서는 이날 대소사를 치르는 것이 악귀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전해진다.

■ "신라 관리부터 계백 장군까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손' 설화

‘손’과 관련된 일화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찾아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집필된 ‘잡록’에 따르면 신라의 한 관리가 아버지의 제사를 가던 도중 도적을 만나 의복과 재물을 모두 뺏기는 일이 있었다. 이 일을 전해들은 한 고승은 “3월 초이틀에 동쪽으로 갔으니 손의 제재를 받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황산벌 전투 당시 백제의 한 부장은 “신라군의 방향에 손이 있으니 후면으로 우회해 공격해야 한다”라고 계백 장군에게 충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계백 장군은 이를 듣지 않고 전면전을 벌였고 백제군은 참패를 당했다.


■ "다른 날에 비하면 가격 차이 분명 있어.." 오늘날에도 '손 없는 날' 영향 여전

오늘날에도 손 없는 날은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세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이삿날, 개업식, 결혼식 등 대소사의 날짜를 정할 때면 ‘손 없는 날’을 챙기는 경우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A이사업체 관계자는 “여전히 손님들이 손 없는 날을 선호한다”라며 “서비스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다른 날짜에 비해 가격 차이는 다소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상 = 임예리 인턴기자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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