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차 베테랑 은행원…지인 부탁 들었다가 봉변
117회 내부전산망 접근…실제 돈 빼돌리진 못해
시중의 한 은행에서 24년차 배테랑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이 같은 부탁을 받았다.
지인의 아는 사람이 큰 금액의 외환 자금을 들여오기로 했는데, A씨가 사내 메일로 받은 프로그램을 한번만 클릭하면 외환 업무 쪽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는 것.
별다른 대가를 받기로 한 건 아니었지만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A씨는 흔쾌히 이를 승낙했다.
하지만 잘못된 선택이었다. A씨는 지인의 부탁을 잘못 들어준 대가로 실형에 처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수정 판사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지난달 9일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가 클릭했던 프로그램은 해당 은행 내부전산망에서 나오는 데이터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는 해킹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7년 12월13일께 해당 프로그램을 클릭했고, 이를 통해 A씨 지인 측은 117회에 걸쳐 접근권한 없이 해당 은행 내부전산망에 접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지인 측은 이 데이터 결과물을 통해 돈을 빼돌릴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실제 돈을 빼내는 데에는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판사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얻은 이익이 거의 없고 스스로 범행을 중단해 은행에 실질적인 피해를 발생시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고도의 보안 의식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은행원으로서의 직무를 저버린 채 다른 공범과 공모해 내부 정보를 유출해 책임이 매우 엄중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1심에 불복해 항소, 오는 11월초 2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