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가 흉부외과용 치료재료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제한된 보험기준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는 지난 18일부터 개최된 제35차 춘계학술대회에서 '흉부외과 필수진료의 접근성과 선택권 제고를 위한 보험정책'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는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공급 제도: 그간의 성과와 지속방안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Sutureless AVR)의 임상결과와 환자접근성 △흉부외과 필수진료재료 도입을 위한 보험정책 변화 방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좌장인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보험위원장 문석환 교수는 "흉부외과 의료진이 얼마나 절박하면 '치료재료'를 '필수재료'라 하면서 제도적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지 의미를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이 토론회를 계기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흉부외과 치료재료 급여 제도 개선책이 적극적으로 논의되어 진일보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 환자부담 지적
이날 이승현 교수(연세대학교 심장혈관병원)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의 임상결과와 환자접근성'에 대한 주제로,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에 대한 높은 수준의 환자 부담에 대해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의 환자 부담율이 50%로 700만원 이상의 진료비를 지불해야 한다. 우수한 시술법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혜택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승현 교수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2016년 12월 50%의 선별급여가 적용돼 최근 정부에서 재평가를 시작한 상황으로, 환자들에게 더 나은 임상적 결과를 보장하기 위해 급여 확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흉부외과 치료재료의 접근성 개선 필요성 강조
정재승 교수(고려대학교 안암병원)는 '흉부외과 필수진료재료 도입을 위한 보험정책 변화에 대한 제안' 발표를 통해 수술 등에 꼭 필요한 치료재료가 국내에 제때 들어오지 못해 오래된 제품을 수술에 써야 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흉부외과 치료재료는 환자 생명과 직결돼 첨단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지만, 사용 수량 자체가 적고 국산화도 어려워 제약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체외순환용카테터, 인공판막, 판막성형술용 링, 인공판막과 인조혈관결합(Conduit) 등 흉부외과용 치료재료의 경우 국내 보험가가 미국, 일본 등 해외와 비교해 30~6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현실이다. 흉부외과 의료행위가 거의 필수의료에 해당돼 보험 초기부터 가격이 낮게 책정되고, 현재까지 그 추세가 이어졌다는 것. 정 교수는 "그 결과 최신 기술이 반영된 신제품은 도입이 어려운 수준으로 보험가가 낮게 설정돼 있다보니 한국은 구모델의 재고처리장이 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재승 교수는 "흉부외과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치료재료는 다른 과에 비해 사용량이 절대적으로 적고, 초중증 환자에게 쓰이는 재료이다 보니 최신 기술이 집약돼 끊임없이 기존 제품이 차세대 제품으로 대체되고 있다"며 "이 같은 이유로 현실에서 흉부외과 치료재료가 정부에서 원하는 10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무작위대조시험(RCT) 결과 같은 근거를 내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체외순환용 이중내강캐뉼라와 동맥필터 포함 산화기는 성인 환자에 대해 임상적으로 입증된 수많은 데이터가 있음에도 보험 인정은 소아 환자에만 국한돼 있으며, 심폐용라인내 혈액가스모니터와 개심술용튜브 및 카테터, 일회용 기관지경은 별도로 보험가를 보상받지 못하는 산정불가 제품으로 분류돼 국내 도입이 안되거나 병원에서 손실을 보고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흉부외과 의사에게 좋은 무기를 주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회장은 "고어사 사태 이후 국내 치료재료 공급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면서 "1982년에 개발된 포사인판막 만이 아니라 이후에 출시된 3세대 포사인판막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선택의 길을 열어주어야 하며, 새로 개발된 다양한 치료재료들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의 '희소·필수 치료재료에 대한 별도 가격산정 기준 마련'과 '식약처의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 지정 및 공급' 등 긍정적 정책 변화에는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20~40년 전에 개발된 치료재료와 최신 치료재료에 동일한 가격을 적용하는 현재 시스템에 문제는 없는지, 치료재료 가치평가로도 가산 받지 못해 국내에 치료재료가 공급되지 못한다면 가치평가 기준에 개선할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중규 과장은 "오늘 논의 사항은 흉부외과 수술환경 개선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제안으로 보건복지부에서도 향후 세부 사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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