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던 중무장한 남성 11명이 3일(이하 현지시간)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미 중서부를 잇는 핵심 고속도로인 I-95 주간고속도로 인근 숲에서 경찰과 대치했고, 이로인해 고속도로가 봉쇄돼 심각한 교통체증까지 불렀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주경찰은 이날 이들 남성 11명을 체포해 대치가 끝났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애초에는 9명이 체포돼 구금돼 있다고 밝혔지만 이후 2명이 추가로 구금됐다고 공개했다.
경찰은 용의자 2명이 병원에 후송됐다면서 경찰과 대치 중 부상을 입은 것이 아니라 대치 전 신체상태로 인해 후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무장 용의자들은 자신들 주변으로 경찰특공대의 무장 차량이 포위를 좁혀오자 투항했다.
무장세력과 경찰이 대치함에 따라 이날 오전 대부분 시간 동안 I-95 주간고속도로 일부가 봉쇄돼 7월4일 미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고속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들이 심각한 교통체증에 몸살을 앓았다.
I-95 주간고속도로는 매사추세츠주 구간에서 로드아일랜드, 보스턴, 뉴햄프셔와 연결되는 핵심 도로다.
이번 대치로 인근 웨이크필드와 리딩에 소개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매사추세츠 주경찰은 이날 체포된 이들 가운데 일부는 군용 장총과 권총 등을 무장했다면서 이들이 로드아일랜드에서 메인주로 '훈련'을 위해 이동 중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새벽 2시에 I-95 주간고속도로 인근에서 장총을 들고 움직여 시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한편 이들 무장그룹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스스로를 '무어인의 부상(Rise of the Moors)'이라고 부르고 있다. 무어인은 북아프리카의 흑인들로 스페인을 정복하기도 했던 민족이다.
동영상에서 군용 장비를 착용한 남성이 "우리는 정부도, 경찰도 반대하지 않으며 자주시민(sovereign citizen)도 아니다. 흑인 극단주의자들도 아니다"라며 "경찰에 수차례 밝혔듯 우리는 미국의 평화로운 여행 법률들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그룹은 웹사이트에서 자신들을 "무어인 미국인으로 새로운 무어인들을 교육하고, 노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헌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주시민이란 국가의 법률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스스로 해석한 법률에 따라 행동한다는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유행하는 시민운동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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