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 지방의 항공기 팬인 사진사가 미국 공군 조종사의 목숨을 구했다고 CNN이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항공기 덕후인 이언 심슨이라는 이름의 이 사진사는 지난 13일 인근 공군 기지에서 출격한 F-15 전투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이를 기지에 알려 참사를 막았다.
심슨은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이날 아침에도 자신이 가장 즐기는 취미 활동인 전투기 비행 사진을 찍다가 특이점을 발견했다.
자택 인근에 있는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약 112km 떨어져 있는 서포크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F-15 전투기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해낸 것이다.
심슨은 "이 전투기가 이륙후 곧바로 우리 쪽으로 왔는데...화염이 상당했고, 뒤에서 불꽃도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기지는 영국 공군 관할이지만 미 공군이 운용하고 있다. 미 공군 48전투비행단 기지로 유럽에서 미군 F-15 전투기들이 운용되는 유일한 곳이다.
심슨이 항공기 엔지니어 출신이었다는 점도 보탬이 됐다. 그는 보잉에서 항공기 관제 절차를 설계한 엔지니어 출신이어서 항공기에 대해 잘 알았다.
심슨은 그러나 조종사인 그랜트 톰슨 소령과 기지간 연락에서 아무도 이 사실을 눈치챈 이가 없다는 점을 깨닫고는 경악했다.
무전기 교신에서 이 전투기가 북해 상공에서 재급유할 예정이라는 점을 들은 그는 조종사가 자신의 전투기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아채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올해 56세의 이 항공기 덕후는 "구글에서 전화번호를 찾아내 곧바로 기지에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교환원이 그를 항공관제센터에 연결시켜줬고, 그의 설명을 들은 관제사는 전투기를 기지로 귀환시켰다. 덕분에 조종사는 자칫 있을지도 모를 전투기 폭발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48전투비행단은 그의 신속한 대응에 감사를 표했다.
공보관인 마리 오티스 대위는 "이언(심슨)의 용기는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이 전화 한 통은 지역 주민들과 기지간 연대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티스는 이번 화염 사건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문 사례'라고 덧붙였다.
심슨 역시 지난 50년간 비행기를 봤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심슨이 신고한 지 1주일 뒤 전투기 조종사 톰슨 소령은 그를 만나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것에 감사를 전했다. 톰슨은 심슨에게 비행단 모자와 자신이 그날 비행 중 조종사복에 달았던 전투비행단 견장도 건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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