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열어도 참관객 10분의 1 수준
거리두기 장기화에 폐업 속출 우려
#.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시·박람회를 열면 예전에 비해 매출이 20%도 안 나오는 게 보통입니다. 10%도 안 된다고 호소하는 업체들도 많아요. '올해 하반기는 나아지겠지' 하며 다들 빚으로 버티고 있는데 지금처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 폐업하는 업체들이 속출할 겁니다."(이병윤 한국전시주최자협회 전무)
거리두기 장기화에 폐업 속출 우려
전시·컨벤션 업계가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울부짖고 있다. 지난해부터 겨우 버티던 업체들마저 최근 거리두기 강화로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전시회는 종적을 감췄다. 간혹 행사를 열더라도 참관객은 코로나 이전의 10분의 1로 줄었다. 행사장 방역수칙을 강화해도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행사장을 찾는 참관객은 없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시주최자와 국제회의기획사, 전시디자인설치 및 서비스 회사 등은 코로나19에 따른 행사 줄취소 사태로 1년 매출의 70%가 증발했다. 마이스업계 피해는 전시의 경우 2조원, 컨벤션(국제회의)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인쇄·디자인 등 연관 업종까지 포함할 경우 피해 규모는 4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코엑스와 킨텍스, 벡스코, 엑스코 등 대형 전시장도 지난해 가동률이 20% 아래로 내려가면서 7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떠안았다.
이병윤 전무는 "전시산업발전법에 따라 매년 크고 작은 전시행사가 700여개 열리는데 지난해는 300개도 못 열렸다. 업체들이 기존에 하던 중대형 전시회를 못 열면 20억~30억원 적자가 난다"며 "지난해는 이 적자를 빚을 내 버텨왔지만 올 하반기에는 폐업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시주최자협회에 소속된 150여개 회원사 가운데 10여개도 폐업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협회는 조만간 폐업수치를 조사해 저리의 운영자금 지원 등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의 코로나 지원정책은 5인 이하인 영세 소상공인이나 수출 중소기업에만 집중돼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행사가 열려도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행사 규모가 축소되면서 연관 매출도 자연스레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사 주최 측은 무리를 해서라도 전시회를 개최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통 대형행사는 1년에 한번씩 진행되는데 이를 거르게 되면 브랜드 가치가 하락해서다. 코로나로 해외교류가 차단되면서 국제회의를 주최하는 마이스업계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면회의를 화상으로 전환해 개최하고 있지만 매출이 60~70% 빠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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