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 청년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이며 약 22만명이 구직을 단념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 등을 활용해 우리나라 고용시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의 청년(15세~29세) 고용률은 42.2%로 G5(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국가 평균 56.8%보다 14.6%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저조한 청년 경제활동참가율에 기인한 것으로 한국의 청년 경제활동참가율(46.4%)은 G5국가 평균(62.5%)에 한참 못 미쳤다.
고용률뿐 아니라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로 청년 체감실업률이 25.1%에 이르렀다. 특히 청년 구직단념자가 2015년 대비 2020년 18.3% 증가해 21만9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청년 구직단념자들의 구직단념 이유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33.8%로 가장 많았다. 한경연은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구직단념 청년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성 고용도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여성 고용률은 OECD 평균(59.0%)보다 낮은 56.7%였고, 35세~39세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 현상이 발생했다. 35세~39세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60.5%에 그쳐 터키, 멕시코 다음으로 낮았다. 전체 근로자 중 여성 시간제 고용 비중은 9.3%로 OECD 평균(11.2%)을 밑돌았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4.6%로 OECD 국가 35개국 중 6번째로 높았다. 한국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국가는 콜롬비아, 멕시코, 그리스, 터키, 코스타리카였다. 보통 소득이 증가할수록 자영업자 비중은 감소하지만 한국은 그 반대였다. 자영업종도 생활밀접업종(도소매·숙박·음식 업종)이 43.2%로 쏠림현상을 나타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최근 2년간 연평균 8.8% 감소하고 있어 자영업의 고용 창출 능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언급됐다.
한국의 대기업 비중도 G5 국가에 비해 적은 편이다. 독일의 경우 1만개 기업 중 44개가 대기업인데 반해 한국은 9개 수준이다. 대기업 수가 적다보니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86.1%로, G5 국가 평균 53.6%에 비해 높다는 설명이다. 한경연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까지 성장하기 위해 총 275개의 규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실업, 여성 경력단절, 영세자영업 포화, 높은 중소기업 고용 비중, 정규직 과보호 등 5가지 특징이 말하는 바는 결국 일자리 확대"라며 "노동 규제를 완화해 기업 고용 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가되는 차별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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