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역 한양수자인 입주예정자협
"주민이 제안한 ‘그라시엘’ 브랜드
상의 없이 다른 단지에 적용" 항의
한양측 "소통 과정서 생긴 오해"
건설사 한양이 서울 청량리역 인근에 짓고 있는 고층 주상복합 단지 이름을 두고 입주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해당 단지에 적용해달라고 요청한 '펫네임(Pet name)'을 건설사측이 일방적으로 다른 단지에 확대 적용키로 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이 제안한 ‘그라시엘’ 브랜드
상의 없이 다른 단지에 적용" 항의
한양측 "소통 과정서 생긴 오해"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양은 지난 2일 특허청에 '수자인 그라시엘' 상표를 출원했다. 향후 분양 예정인 초고층 프리미엄 주상복합·오피스텔 단지에 해당 상표를 펫네임으로 적용하기 위한 사전 작업 차원에서다.
문제는 이번에 한양이 특허 출원한 상표가 입주예정을 앞둔 단지 주민들의 제안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실제 8월 초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 입주예정자협의회는 건설사인 한양측에 해당 단지의 새로운 펫네임을 '그라시엘'로 요청하는 제안서를 전달했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192는 최고 59층 4개동, 최고 높이 192m 규모로 총 1152가구가 공급된다. 입주는 2023년 4월 예정이다.
앞서 한양은 해당 단지 이름을 아파트 브랜드인 수자인에 해당 단지 높이인 192m의 의미를 담아 수자인192로 제시했지만, 입주예정자들이 단지명 변경을 건설사에 요청하며 협의회 자체적으로 프랑스어로 마천루를 뜻하는 '그라시엘'을 역제안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양이 지난 10일 협의없이 홈페이지 분양단지 소개에 그라시엘이 적용된 '수자인 그라시엘' 단지명을 사용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한양은 오는 11월 인천 청라에서 분양하는 주거형 오피스텔을 소개하면서 '청라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을 단지명으로 게재했다.
한양수자인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은 해당 단지에만 적용하고자 제안한 '그라시엘'이라는 이름을 한양측에서 입주예정자들과 사전 협의도 없이 자체 영리적인 목적으로 타 단지에 사용하고 상표출원까지 진행한 것에 대해 공분하고 있다"며 "현장소장에게 이를 강하게 항의했지만, '추후 공문을 통해 안내하겠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한양은 입주예정자협의회의 항의에 지난 10일 저녁 청라한양수자인그라시엘로 올렸던 단지명을 '청라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으로 변경한 상태다. 한양은 향후 그라시엘 브랜드를 분양예정인 프리미엄 주상복합·오피스텔 단지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담은 공문을 뒤늦게 입주예정자협의회에 전달했다.
한양 관계자는 "입주민과 현장, 본사 간 의사소통이 잘 안되면서 생긴 문제"라며 "곧바로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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