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태국의 정치개혁은 요원하기만 하다.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69·라마10세)은 반려견 30마리와 수행단 250명을 이끌고 초호화 외유에 나섰다.
17일 더타임즈 등은 빌트지를 인용해 지난 10일 독일 뮌헨 힐튼에어포트호텔에서 운동복 차림의 와치랄롱꼰 국왕이 젊은 여성 수행원 등의 호위를 받으며 호텔 수영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선친인 고(故)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 4주기 추모차 태국으로 건너갔다가 지난 8일 다시 독일을 찾은 것이다. 그는 즉위 전까지 15년가량 독일 남부에서 생활해왔고, 지난해 태국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상사태가 선포됐음에도 줄곧 머물러왔다.
1년여만의 독일행엔 후궁과 수행원 250여명, 반려견(푸들) 30마리 등이 동행했다. 해당 호텔에는 11일간 숙박할 일정으로, 4층 전체를 빌렸다고 한다. 또 자신들을 포착한 취재진에게 경호원과 호텔 측이 강압적으로 사진 삭제를 요구했고, 해당 취재진은 경찰에 신고해 그 상황을 모면했다.
태국에선 현재 유례없는 '군주제 개혁'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태국 헌법재판소가 군주제 개혁요구 움직임을 중단하도록 판결하자, 반발한 시민들이 나선 것이다. 헌재는 "군주제 개혁 요구는 입헌군주제를 전복시키려는 은밀한 의도가 있다"고 판결했고, 시민들은 "태국을 입헌군주제가 아닌 전제군주제로 되돌리려는 시도"라고 반발하고 있다.
군주제 개혁 시위대는 지난해 10월에도 일어났지만 주동자 등 13명이 왕실모독죄 등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태국은 형법에 '왕실모독죄'(112조)를 통해 왕과 왕비 등 왕실 구성원은 물론 왕가의 업적을 모독하거나 왕가에 대한 부정적 묘사 등을 하는 경우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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