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광주 한 사립 초등학교 교사가 초교 1학년생에게 점심시간 외부활동을 제한하고 명심보감을 필사 시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학교 측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학습 습관 형성을 위해 감금이 아니라 '보충 지도'를 한 것이며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같은 교내 제도를 도입했다고 해명했다.
광주 남구 한 사립초등학교는 27일 '학부모 주장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선생님은 1학년 담임으로서 학교 생활을 시작한 OO군의 학습 습관과 생활 규범 내면화 지도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1학년은 가정에서 학교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삶이 확대되는 시기이자 학습 습관과 규범의 내면화가 더욱 필요한 시기"라며 "학교 생활의 모든 지도 과정을 학부모에게 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개월간 점심시간에 감금했다는 학부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감금이 아니라 점심시간 내 10~15분 사이에 이뤄진 '보충지도'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충이 필요할 경우 점심시간을 이용해 지도하겠다고 학부모들에게 문자로 안내했다"며 "이런 보충지도는 학생들이 민주적인 절차 과정을 거쳐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3일 해당 사립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자신의 아들 B군(8)이 담임교사로부터 6개월간 '점심시간 교실 밖 외출금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간 B군은 명심보감을 한자씩 옮겨적는 '머쓱이'라는 처벌을 받았고, 점심시간 이후에는 화장실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A씨와 교장, 담임 교사와의 삼자대면 자리에서 학교 측은 이같은 행위에 대한 이유로 "B군이 미술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았고, 일기를 써오지 않아서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교사의 이런 행위가 정서적 아동학대라며 이같은 주장을 입증할 녹취록과 관련 자료를 경찰에 제출해 학교와 교사를 상대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초교 1학년생에게 성인이 읽기에도 어려운 명심보감을 필사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점심시간 다른 아이들처럼 운동장에서 뛰어놀지도 못하게 하는 게 연간 1000만원의 학비를 내는 사립초의 교육방침이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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