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플랜테이블'
5가지 야채 넣은 왕교자 첫느낌은 담백함
식물성 재료뿐인데 이 고기맛은 뭐지?
이번엔 씹는 맛 있는 김치왕교자에 도전
좀 맵다 싶으면 다시 왕교자 한입
식사 외에 술안주로도 훌륭한 만두
기름으로 굽다가 물로 졸이면 '겉바속촉'
그래도 최애메뉴는 김치왕교자 넣은 라면
아, 울엄마가 끓여주던 김칫국 떠오르네
5가지 야채 넣은 왕교자 첫느낌은 담백함
식물성 재료뿐인데 이 고기맛은 뭐지?
이번엔 씹는 맛 있는 김치왕교자에 도전
좀 맵다 싶으면 다시 왕교자 한입
식사 외에 술안주로도 훌륭한 만두
기름으로 굽다가 물로 졸이면 '겉바속촉'
그래도 최애메뉴는 김치왕교자 넣은 라면
아, 울엄마가 끓여주던 김칫국 떠오르네
"자장면 하나, 짬뽕 하나에 군만두도 하나 주세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던 학창시절, 중국음식점에서 주문할 때면 자연스럽게 (탕수육 대신)'군만두 추가'를 외치곤 했다. 육즙이 줄줄~ 흐르는 고급진 맛은 아니지만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는 말처럼 기름이 좔좔~ 흐르는 (튀김에 가까운) 군만두는 군침을 돌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입맛도 변했지만 '만두 사랑'은 그때보다 더 강렬해졌다. 맛있다는 만둣집은 멀어도 찾아다니면서 먹을 정도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는 일상에서 '만두 허기'를 가장 잘 채워주는 좋은 친구다. 찐만두든, 군만두든, 만둣국이든 한 봉지는 기본으로 해치워야 직성이 풀린다. '마트에서 파는 만두가 이렇게 맛있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CJ제일제당이 이번에는 비건 만두를 만들었대서 아내의 허락도 구하지 않은 채 뭉텅이로 업어왔다. '비건=건강'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아내의 반발을 잠재우는 데 겨우 성공했다. Plant(식물)와 Table(식탁)을 결합한 '플랜테이블'이라는 브랜드다. '100% 식물성 원료로 맛있는 미식을 선보인다'는 의미를 담았단다.
비건 식품을 처음 접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기 없는 만두'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비비고 플랜테이블 왕교자'는 고기를 넣지 않고 '비비고 왕교자'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CJ제일제당의 광고 문구를 믿어보기로 한다.
■'플렌테이블 김치왕교자'-물리지 않는 그 맛
왕교자와 김치왕교자를 각각 한 봉지 꺼냈다. 우리 세 식구가 '간식'으로 먹으려면 이 정도는 돼야 부족함이 없다. 먹기 전에 공부가 먼저다. 열량을 보니 왕교자는 770㎉, 김치왕교자는 그보다 살짝 낮은 660㎉다. 라면 한 봉지가 보통 50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치라는 아내의 판단이다.
콜레스테롤은 제로(0)이고, 합성향료나 착색료, 감미료 따위는 일절 들어 있지 않다. '안심하고 건강한 맛을 즐겨도 좋다'는 신호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다.
전자레인지, 프라이팬, 에어프라이어 등 여러 조리법이 봉지 겉면에 소개돼 있지만 오늘은 전자레인지로 방향을 잡았다. 가장 순수하게 맛을 느낄 수 있어서다. 외모만 봐서는 전에 알던 왕교자와 크기나 모양새가 같다. 누가 비건 만두라고 알려주지 않는 한 구분하기 힘들 듯하다.
봉지에 든 만두는 각각 13개씩, 모두 26개다. 안타깝게도 3으로는 나눌 수 없는 숫자이고, 음식에는 온 식구가 진심인 지라 양보도 없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가는 4분 간의 틈을 이용, 승부를 낸다. 대개의 경우 패배는 아내의 몫이다. 역시 가위바위보는 삼세판이 제맛이다.
만두소가 궁금해 반을 잘라보기로 한다. 재료들이 속을 꽉 채우고 있다. 김치왕교자는 양파·청양고추·양배추·무말랭이·절임배추·대파·부추 등 8가지, 왕교자는 양배추·부추·대파·양파 등 5가지 야채로 각각 만들어졌단다. 비주얼 만으로도 침이 '꼴깍' 넘어간다.
왕교자부터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말이 필요 없는 맛이다. 아니, 말 할 새가 없다. "한 입에 하나씩 넣는 건 반칙"이라는 딸아이의 항의는 가볍게 무시해준다. 맛난 음식 앞에선 약속도, 양보도 없다. 하나라도 더 먹으려면 그저 부지런해야 한다. 조상님들이 왜 밥상머리에서 떠들지 말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첫 만남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굳이 간장을 곁들이지 않아도 모자람은 1도 없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쫄깃한 만두피 사이로 육즙(?)이 팡팡 터지고, 고소한 참기름 향도 난다. 딸아이는 "분명 고기맛이 난다"며 비건 인증에 의문을 표시한다. '고기만 좋아하고, 야채는 싫어하는 아이들 간식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고기만두에서 느껴지는 잡내도 없고, 어지간한 만둣집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아내의 촌평이다. 우리 가족 모두 '비비고 플렌테이블 왕교자'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김치왕교자는 '역시'라는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아삭아삭 씹는 맛이 살아 있다. 한국사람 입맛에 김치는 진리다. '맵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살짝 매콤하다. 좋아하는 생강의 향과 맛이 제법 강하게 느껴져서 좋다. "담백한 왕교자와 매콤한 김치왕교자를 번갈아 먹으면 평생 물리지 않을 것"이라는 아내의 말이다. 딸아이는 "매운 데도 맛있다. 젓가락이 계속 간다"며 연신 물을 찾는다. 그게 '맛있게 맵다'는 거란다. 이렇게 딸아이의 입맛이 한 뼘 더 성장한다.
■'플렌테이블 왕교자' 나의 소울푸드로 인정
군만두는 나의 '소울푸드'다. 출출할때 간식으로, 맥주 안주로도 훌륭하다. 주말 저녁 "만두 구워서 맥주나 한 잔 할까" 했더니 아내와 딸아이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인 아내를 대신해 주방으로 입장한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왕교자 한 봉지를 투하한다. 중요한 포인트는 프라이팬을 흔들어서 왕교자에 기름을 입히는 것이다. 1~2분 지나 기름 튀는 소리가 들리면 물을 '3분의 1 컵' 정도 부은 다음 프라이팬 뚜껑을 닫는다. 물이 졸아든 후 중불로 1분가량 더 익히면 끝이다. 자칫 왕교자가 탈 수 있으니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길은 원래 험난한 법이다.
이제 200%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을 만나는 시간이다. 아내와 딸아이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경고를 무시한 채 허겁지겁 덤벼든다. 만두피 씹는 소리만 '바사삭' 하고 들릴 뿐, 서로 말 한 마디가 없다. 맥주 한두 모금 마시는 동안 절반이 사라졌다. 나도 질세라 만두전쟁에 뛰어든다. 노릇노릇하게 잘 익은 만두피가 과자같이 고소하다. 전문가의 레시피로 만 번 이상 치댔다는 게 사실인가 보다. 만두소는 '진짜' 고기만두 그 이상으로 풍미가 가득하다. 야채의 맛보다 고기를 넣은 듯 육즙이 한가득 느껴진다.
아차, 맛을 음미하느라 잠시 방심했다. 달랑 3개밖에 못 먹었는데 접시가 깨끗하게 비었다. "그러게 '대식가'인 우리 가족에게 왕교자 한 봉지로는 어림도 없다니까" 하는 아내의 타박을 뒤로 한 채 다시 주방으로 향한다. 이번에는 김치왕교자를 구울 차례다.
개인적으로 만두를 가장 맛나게 먹는 방법 중 하나가 라면에 넣어 '만두라면'을 만드는 것이다. 라면에 만두, 공기밥까지 더하면 양이 많으므로 엄청나게 배가 고플 때만 시도할 수 있다. 느지막이 아점(아침+점심)을 해결하는 오늘이 그날이다. 딸아이가 자리를 비웠을 때만 주어진다는 '라면 치팅' 시간이다.
라면과 함께 왕교자 5개, 김치왕교자 3개를 꺼냈다. "또 만두야? 지겹지도 않냐? 그걸 다 먹냐?" 속사포 마냥 잔소리가 터진다. 아내의 매서운 눈초리를 느끼고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다. 왕교자 3개, 김치왕교자 2개를 넣기로 한다. 하나 더 넣으려고 "원래 만두는 짝수로 먹는 거 아니다"라며 툴툴댔지만 소득은 없다.
물이 끓고 면과 수프를 투입할 때 냉동만두를 같이 넣는다. 먹는 순서는 면, 왕교자, 김치왕교자+공기밥이다. 중간에 자칫 만두가 터지면 재미가 없으니 조심해야 한다. 왕교자를 라면국물과 함께 먹으면 전혀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그 다음 공깃밥을 넣고, 김치왕교자를 터뜨려서 함께 먹는다.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주신 김칫국에 밥을 말아 먹는 기분이다. 입 안에서 행복이 펑펑 터진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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