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재단 "BTC 1.8조 보유"..BTC로 UST 신뢰성↑
알고리즘 특성상 신뢰성 중요..자칫 생태계 타격
"1등 스테이블코인" 야심도..DAI와 살벌한 경쟁
[파이낸셜뉴스] 한국 대표 스테이블코인 테라(UST)가 100억달러(약 12조2450억원) 어치 비트코인(BTC)을 구매하겠다고 공언한 뒤 지속적으로 비트코인 매집에 나서면서 가상자산 시장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테라는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과 블록체인 게임(P2E), 결제 등 테라 생태계의 안정성을 높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1위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알고리즘 특성상 신뢰성 중요..자칫 생태계 타격
"1등 스테이블코인" 야심도..DAI와 살벌한 경쟁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USDT, USCT 대형 스테이블코인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테라가 어떤 성과를 올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테라, 지불준비금 비트코인 매입...신뢰도 의혹 불식나서
15일 업계에 따르면 테라의 생태계를 지원하는 루나파운데이션가드(LFG)는 3월 이후 비트코인 매집에 본격 나서 총 15억1900만달러(약 1조 86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확보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지난 3월 "비트코인 보유량을 100억달러 수준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하며 "100억달러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UST는 비트코인 기준의 새로운 화폐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라가 비트코인 보유량을 급속히 늘리는 이유는 UST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테라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테라 기반 대출 프로토콜 '앵커'가 가상자산 예치자들에게 20%의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데 대해 가상자산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준비금이 고갈될 수 있다"며 신뢰도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일반적인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성이 최고의 가치다. 써클(USDC) 테더(USDT) 같은 주요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량과 동일한 가치의 실물자산(달러 채권 등)을 지불준비금으로 보유하고 감사를 받아 안정성을 입증한다. 그로나 UST는 채굴형 토큰인 루나(LUNA)를 매입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안정화시키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다. 지불준비금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취약해 신뢰성이나 안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 자칫 생태계 전체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테라는 가상자산 시장 1위로 신뢰를 받고 있는 비트코인을 지불준비금으로 확충해 안정성을 입증하고, 신뢰도 의혹을 불식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권 대표는 UST를 스테이블코인 1위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를 끌어들어 UST를 사용하는 생태계를 확장해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최근 LFG가 레이어1 프로젝트 아발란체(AVAX)를 1억달러(약 1223억원) 규모 매수한 것도 커뮤니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디파이와 P2E 게임 등 활발한 생태계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AVAX 커뮤니티와 동맹을 통해 UST 사용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권 대표는 "아발란체는 웹3.0에서 가장 흥미로운 생태계"라며 "아발란체와 테라의 동맹은 웹3.0 세계에서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자산 9천조 블랙록도 스테이블코인 시장 참여...경쟁 가속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사고팔 때 화폐로 사용된다. 국내에서는 법정화폐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지만 해외에서는 법정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가상자산을 거래하는게 일반적이다. 국제 송금 수수료가 없고, 24시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상자산 시장이 커질수록 스테이블코인이 성장하는 구조인데, 최근 가상자산들이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보이면서 스테이블코인을 투자처로 삼는 대형 투자자들도 늘고 있어 스테이블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운용 자산 9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에 투자를 결정하고, 서클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가상자산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