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언행 지속해 논란 자초
앞서 "시중에 나와 있는 코인의 95%는 망할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거나 "가난한 학자와는 토론하지 않는다"는 등 거친 언행으로 가상자산 업계에 숱한 적군을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는 권 대표가 거친 언행을 이어가면서, 테라-루나로 인한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까지 막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도형 대표는 21일 트위터를 통해 "한국 국세청은 모든 주요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했고, 결과적으로 우리를 포함한 모든 회사가 전액 납부했다"며 "한국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재정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가상자산 관련 기업으로부터 수백만달러를 창의적으로 징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권 대표는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재정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가상자산 관련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국정모니터링지표를 제공하는 e-나라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득세는 2019~2021년에 전년 대비 -1.1%, 11.4%, 2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법인세는 1.7%, -23.1%, 26.8% 증가했다. 코로나19 기간인 2020년과 2021년 전반적으로 소득세와 법인세가 오른 것으로 보이지만 가상자산 관련 기업들에게만 특별히 많은 세금을 징수했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권도형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한둘이 아니다. 세금 징수와 관련해 국세청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권 대표는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는 소송 중이다. SEC는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미국에서 인가를 받지 않고 증권을 거래하고 있다며 소환장을 발부했는데, 권 대표는 "SEC가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자신은 한국인이고 회사가 싱가포르에 있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관할권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맞서며 소환에 불응한 채 SE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UST와 루나의 대폭락이 일어나기 불과 일주일 전인 이달 초 체스 관련 인터넷방송을 하는 체스선수 알렉산드라 보테즈(Alexandra Botez)와 화상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가상자산 관련 스타트업 95%가 '고사'할 것"이라며 "이런 것을 지켜보는게 재밌을 것"이라고 말한 게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됐다. UST와 루나의 몰락이 현실이 된 현 시점에 권 대표의 발언은 그 자신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이다.
앞서 지난 해에는 영국의 한 경제학자가 스테이블코인 모델의 위험성을 지적했을 때 "난 가난한 학자와는 토론하지 않는다"며 조롱한 바 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